북한, 원산 일대서 동해로 탄도미사일 1발 발사…김여정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 발표

북한, 원산 일대서 동해로 탄도미사일 1발 발사…김여정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 발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북한이 3일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같은 날 이를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훈련이라고 발표했다.

합참 700㎞ 이상 비행 발표…일본은 최고 고도 약 90㎞ 추정

합동참모본부는 “3일 오전 6시 30분경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700㎞ 이상을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선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합참은 또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일은 ‘북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방위성도 따로 추정치를 내놨다. 방위성 추정으로는 이번 미사일이 최고 고도 약 90㎞까지 올라간 뒤 약 680㎞를 날았고,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에 떨어졌다.

이 정도 비행거리는 통상 단거리 탄도미사일 범주(사거리 300∼1천㎞)에 들지만, 합참 발표에는 ‘단거리’라는 규정이 없었다. 군 당국은 준중거리(MRBM·사거리 1천∼3천㎞)나 중거리(IRBM·사거리 3천∼5천500㎞) 탄도미사일을 사거리만 줄여 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제원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 파도식 비행궤도 주장…화성-16나 가능성 제기

발표는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나왔다. 김여정에 따르면 이날 훈련은 중거리 전략미사일로 진행한 전략무기 발사훈련이었고, 국가수반인 김정은이 참관했다. 북한은 중거리 이하 미사일을 쏘면 통상 다음날 보도해 왔는데, 이번에는 발사 당일 김여정 명의로 공개했다. 당일 발표는 이례적이다.

김여정은 한일 군 당국이 발표한 사거리를 두고 “흥미로운 숫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번 파도식 비행궤도 방식을 적용했을 때 적들은 1차 도약점 이후부터는 목표를 소실했다”고 주장했다. 정작 이번 미사일이 실제로 얼마나 날아갔는지는 북한도 공개하지 않았다.

김여정은 미사일에 저고도에서 비행궤도를 바꾸는 능력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대목 때문에 이번 미사일이 변칙 기동을 특징으로 하는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6나’ 계열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내려오다가 다시 솟구치는 풀업 기동을 한 뒤 일정 구간을 활공하기 때문에 일반 탄도미사일과 궤적이 다르다. 지구 곡률 때문에 레이더 탐지가 제한돼, 한일 군 당국이 예상한 것보다 사거리가 길게 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8월 12일 발사도 이번과 닮았다. 당시 북한은 오전 6시께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고, 합참은 700㎞ 이상 비행했다고 밝히면서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하지 않았다. 그때도 준중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줄여 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북한은 보통 발사 다음날 관영매체로 목적과 성과를 선전했지만 그 발사에는 침묵했다. 발사 시간·장소·사거리·군 당국의 초기 판단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당시 미사일 역시 화성-16나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20일에도 원산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2발이 동해 쪽으로 발사됐다. 북한은 발사 이틀 뒤 이를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 개량형의 성능 시험이라고 공개했다.

국가안보실 긴급회의…즉각 중단 촉구

발사 당일 국방부·합참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보실 주재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가 소집됐다. 안보실은 회의에서 “대응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이번 발사가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고 필요한 사항을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DMZ 지뢰 폭발 사건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온 만큼 대비 태세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안보실은 북한을 향해 “반복된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현 상황 관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엄중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발사는 올해 북한의 15번째 탄도미사일 발사이며, 지난달 20일 이후 13일 만이다.

지뢰 사건 사과 요구 사흘 만의 발사

발사 시점은 우리 군 당국이 북한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지 사흘 뒤다. 요구의 계기는 서부전선 25사단 지역 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된 지뢰가 터져 장병 3명이 크게 다친 사건이다. 지난달 30일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중장)이 직접 발표한 입장문에서 합참은 장병들이 크게 다친 원인을 북한군 지뢰로 지목하고, 북한에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같은 날 김여정 담화를 내 우리 군 발표를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며 지뢰 폭발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발사 전날 낸 추가 담화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를 “자작 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여정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남북 대화 제의도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고 일방적인 넋두리”라며 거절했다.

관련 뉴스 바로가기

관련 기사 바로가기

같은 분야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