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0월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농어민 110여 명과 만나 농정 현안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농어민과의 대화, 대통령이 직접 농어민 의견을 경청하겠습니다’라는 이름으로 열린 행사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이 다수 농어민과 직접 간담회를 연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농어업 지원과 정책 결정 원칙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 가입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 문제를 두고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이 불의의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농어업 등) 1차 산업이 대한민국 생존에 관한 안보 산업이자 전략 산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농림·축산·어업·임업인의 땀과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소득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정책에는 근해어선 현대화 펀드 등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기존 정책 집행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어떤 정책을 집행할 때 다수가 큰 이익을 보면 소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 방향이었으나, 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힘이 없다는 이유로,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손실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 그에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을 하는 게 정상적·상식적인 사회”라고 말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최대한 상호 존중과 합의를 추구하되, 최종적으로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으면 책임자가 결정하고 책임을 부담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서로를 존중하며 합의해가되 결국 마지막까지 이해관계가 일치되지 않으면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결정한 뒤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이견을 좁히고 보완 방법을 충분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영역들이 타격을 받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PTPP 가입 신청과 논의 방향
정부는 CPTPP 가입 신청을 연내에 하지 않고 농어민과 충분히 소통한 뒤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것이 가입 논의 자체를 접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분이 걱정하는 CPTPP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연내에 가입 신청을 하지 않고,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해서 방향을 정하도록 지시를 해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입 신청만으로 승인이 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의 임기 안에 최종 타결되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추진할 경우 결국 비난만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치적 부담도 언급했다.
그는 “가입 신청을 한다고 승인이 나는 것도 아니고, 제 임기 안에 최종 타결이 되기도 힘들다. (추진해봐야) 결국 비난만 받을 가능성이 크고, 정치인으로서 편한 선택은 (가입을) 안 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비난이 있어도 해 놔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CPTPP에 관한 결정에서는 농어민과 충분히 논의하고 국가 전체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반도체만으로 살 수도 없지만, 또 한편으로는 농업만으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게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지 전수조사의 대상과 목적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농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법률상 하게 돼 있는 조사지만 70년 동안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농지에 관한 정책을 집행하려면 농지의 상황이 어떤지 알아야 하는데, 법률상 하게 돼 있는 조사를 70년 동안 안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조사가 상속받거나 조상 대대로 농사짓던 땅이 아니라 영농 목적으로 신고해 매입한 뒤 실제로 다른 용도로 쓰는 토지의 실태를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사를 짓지 않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하고 농지를 매입해서는 농사를 안 짓고 딴 데 쓰거나 이런 것을 파악을 해보자(는 목적)”라고 설명했다. 농지를 목적 외로 사용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이게 지금 수도권 인근 집값을 올리는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조사 제안 과정에 관해서는 “그때 우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제게 제안하기로 ‘법률상 해야 하는데 수십 년간 안 한 게 있으니 하는 김에 전수 조사를 합시다’라고 제안을 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수조사가 농지를 빼앗거나 불이익 처분을 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걸 가지고 농지를 빼앗거나 불이익 처분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별조치법과 농지법 개정 일정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 8일 일반적인 농지 위반 사안의 처분 절차를 차단하는 특별조치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농지법에 우선하는 법을 제정하는 방식이다.
농지은행 위탁은 일반적인 위반 사안을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한 조건으로 삼지 않는다. 투기가 의심되는 사례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거짓 영농계획에 따른 취득 등이 확인되는 경우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특별조치법 발의를 10월 중 추진하고 가능한 12월까지 국회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와 특별조치법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2027년 상반기 추진할 농지법 개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