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경북 청송·영양 농어촌 기본소득 운영 현장 점검

이재명 대통령, 경북 청송·영양 농어촌 기본소득 운영 현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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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월 31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실시 지역인 경북 청송군과 영양군을 방문해 제도가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제도를 안착시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인·군수들이 전한 기본소득 체감 효과

청송군 진보면 진보전통시장 일대에서 이 대통령은 음식점, 정육점, 마트, 약국, 세탁소, 미용실, 옷가게 등을 차례로 들러 기본소득 시행 뒤 주민들이 느끼는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주민과 상인들은 박수로 맞았다. 김성완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상인들이 “기본 소득 효과로 매출이 늘었다”, “장사할 맛 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 청년 사장에게 “면 지역에서 창업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용기가 필요했겠다”고 말을 건넸다. 이 사장은 “가게를 하나 차리는 게 목표였는데, 기본 소득 때문에 장사할 만하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자신을 80대라고 소개한 노부부가 “대통령님 환영합니데이”라고 인사하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청했다고 전했다.

두 군수는 인구 변화를 앞세웠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대통령이 온 것은 청송군이 생기고 나서 처음”이라며 “기본소득을 시행한 지 2~3개월 만에 인구가 1500명이 늘었다”, “앞으로 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도 “대통령 방문은 처음”이라며 “기본소득 지원 효과로 영양군의 인구가 반세기만에 늘었다”고 말했다.

사용처 제한을 둘러싼 이 대통령의 설명

영양군 연당1리 마을회관 간담회에는 연당 1리 이장과 영양 주민, 카페 사장, 전통식품 제조 기업 대표 등 주민·소상공인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기본소득을 쓸 수 있는 곳을 제한하는 이유를 길게 설명했다. 기본소득이 지역 안에서 소비되고 읍내로 소비가 쏠리지 않도록 하려면 사용처 제한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는 “불편한 만큼 효과가 있는 그런 제도”라며 “군 안에서 써야 되고 또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써야 읍내로 집중되는 걸 막는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은 그걸 그냥 주면 되지 이래라저래라, 무슨 면에서 써라, 어디는 얼마큼 쓰지마라, 뭘 그리 복잡하게 하냐 등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거는 불편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도 “카드 사용 범위를 편하게 하면 할수록 이 제도가 효용성이 떨어진다”, “불편해야 오래가고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윤 군수가 영양과 청송의 사용 지역을 하나로 합치자고 제안하자 이 대통령은 “전체로 보면 그럴 수 있다. 효율적”이라면서도 “불편하게 해야, 칸을 쳐놔야 이게 효용성이 있다”고 답했다.

제도 안정성과 군수 역할

이 대통령은 “농어촌 기본소득도 제가 거의 설계하다시피 해서 만든 것인데, 정치적 논쟁거리여서 안정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없어질지 모르고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결론이 또 달라지는 측면이 있어서 일단 실효적인 운영을 통해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큰 과제”라고 했다.

사업의 가치에 대해서는 “과연 정부 예산을 대규모로 지속 투입할 만한 사업인지, 그만큼 효율이 있는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확신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 농어촌 소멸 방지, 여유 있는 삶 등을 고려하면 매우 유용한, 우선순위에 들어갈 만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농어촌에서 조용하고 여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생계 기반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농어촌 기본소득이 조금만 안정성을 가지고 약간의 규모만 커지면 그 기반 위에서 대한민국 전역이 사람이 살 만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그런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의 역할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제도가 잘 정착되는 게 중요하고, 권한을 가진 군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주민들의 불평과 불만, 원성을 잘 견뎌서 제도가 정착되면 나중에는 (주민들이) 이 제도가 잘 됐구나 하고 다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에게는 “현장에서 이거 필요 없어, 이렇게 목소리가 나면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이 제도 하에서 어떻게 하면 이 지역이 더 나아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재정 부담과 재생에너지 재원 구상

인근 식당에서 소고기국밥으로 한 오찬에는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 윤 군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기본소득의 효과를 이야기했고, 주민들은 제도를 넓히려면 지방 재정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도가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정 부분에 더 관심을 갖겠다”고 답했다.

영양 간담회에서는 재원 마련 방안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전국 최대 풍력 단지가 있는 영양은 바람에 이어 햇빛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얻은 공유 수익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민 공동 태양광 사업, 곧 주민 공동사업이나 ‘햇빛 농사’를 제안하며 “영양의 비어 있는 골짜기 등을 활용한 전력계통 연결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 외에 펀드 등으로 주민에게 투자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방안도 거론됐다.

마실장터와 영양과의 인연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연당1리에 선 이동 장터 ‘마실장터’를 둘러봤다. 영양군이 근처에 상점이 없어 생필품 사기가 불편한 주민을 위해 운영하는 장터로, 차량 2대에 식료품 등 150종이 넘는 생필품을 싣고 마을회관 등을 돌며 판다. 운영사 대표가 “오후엔 주문받은 물건을 직접 배달해주는데, 주민들이 ‘쿠팡보다 빠르다’고 하더라”고 소개하자 이 대통령 등이 크게 웃었다.

이 대통령은 영양과의 개인적 인연도 꺼냈다. 그는 “영양의 산 너머가 (제 고향) 안동으로, 어린 시절 귓병이 나 아버지 손을 잡고 영양에 왔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영양이 어머니 고향이라고 소개하며 “고향에 오니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육지의 섬이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양에 기본소득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에는 영양 전통시장에 들러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방문은 미리 알리지 않은 일정이었으며, 이 대통령이 당일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직접 청송·영양 방문 계획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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