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서 중소기업 AI 전환 전략 공유

한국,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서 중소기업 AI 전환 전략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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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에서 공개한 한국형 중소기업 AI 전략

4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의 인공지능 전환 전략을 공유했다. 아시아태평양 21개 경제체제의 중소기업 담당 장관이 참여한 이번 회의는 과학·기술 혁신과 디지털·지능화 역량 강화, 포용적 발전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 현장부터 소상공인, 인공지능 스타트업까지 연결하는 정책 구상을 소개하며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전환 모델을 제시했다.

회의 주제는 ‘혁신이 발전을 이끌고, 협력이 번영을 실현한다’였다. 지난해 9월 한국 제주에서 열린 회의가 올해 광저우로 이어진 가운데, 참여 경제체제들은 기술 혁신을 실제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으로 연결할 방안을 논의했다. 대기업보다 자금과 전문 인력, 연산 자원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확산할 것인지는 특정 국가만의 과제가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함께 풀어야 할 산업 의제로 부상했다는 점이 이번 회의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한국이 제시한 정책은 인공지능 기술 자체를 홍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제조, 교육, 금융,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와 플랫폼을 하나의 체계로 묶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공지능을 일부 첨단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존 산업과 지역 사업자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기반으로 접근한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 정책의 중심이 단순한 정보화 지원에서 생산 공정과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인공지능 전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스마트 공장부터 전문기업 육성까지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디지털·지능화 역량 강화 세션에서 한국의 중소·벤처기업 인공지능 정책을 설명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공장을 보급하고, 인공지능 솔루션 자동화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공장에 개별 장비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 과정을 효율화하고, 그 전환을 지원할 전문기업의 성장까지 함께 추진하겠다는 구조다.

이 접근은 제조기업과 기술기업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중소 제조업체에는 현장 적용 수단을 제공하고, 자동화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제조 현장에서 축적되는 경험이 솔루션 개선으로 이어지고, 개선된 솔루션이 다시 더 많은 기업에 보급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면 정책 효과는 개별 지원 사업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지방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전환 교육도 소개했다. 제조업과 첨단 스타트업뿐 아니라 지역 경제의 생활 기반을 이루는 사업자까지 정책 범위에 포함한 것이다. 인공지능 활용 능력의 격차가 기업 규모나 소재 지역에 따라 벌어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교육은 기술 보급에 앞서 필요한 기본 인프라로 볼 수 있다. 도구를 제공하는 것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일이 함께 진행돼야 전환의 폭도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GPU·데이터를 묶은 성장 기반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책으로는 딥테크 인공지능 펀드 조성과 중소기업 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가 제시됐다. 그래픽처리장치는 인공지능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핵심 연산 자원이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기업이라도 자금과 연산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제품 개발과 검증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정책 구상은 이런 현실적 진입 장벽을 금융과 인프라 양쪽에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 인공지능 통합 플랫폼 구축과 공공 데이터 개방도 주요 정책으로 소개됐다. 플랫폼은 여러 지원 수단과 정보를 연결하는 접점이 될 수 있고, 공공 데이터는 기업이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정교화하는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 공장 보급이 현장 적용을, 교육이 인적 역량을, 펀드와 그래픽처리장치가 개발 자원을 담당한다면 플랫폼과 데이터는 이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연결망에 해당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 지역과 소상공인 교육, 딥테크 인공지능 펀드, 중소기업 전용 그래픽처리장치, 통합 플랫폼과 공공 데이터 개방을 회의에서 소개했다고 밝혔다. 여러 정책을 함께 제시한 것은 중소기업의 인공지능 도입이 한 가지 지원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기술을 개발할 기업, 이를 적용할 제조·서비스 현장, 활용할 인력,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와 연산 자원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중소기업 정책의 수출 가능성

이번 발표는 한국 중소기업의 인공지능 활용 경험을 아시아태평양 협력 의제로 확장했다는 데 경제적 의미가 있다. 참여 경제체제들이 공통으로 디지털·지능화 역량 강화를 논의한 만큼, 각국은 기술 수준과 산업 구조가 다르더라도 중소기업이 겪는 비용·인력·인프라의 제약에서는 접점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이 제조 현장과 스타트업, 소상공인을 함께 포괄하는 정책 묶음을 제시한 것은 향후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목 실장은 중소기업 현안을 논의하고 한국의 중소·벤처기업 인공지능 정책을 소개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며, 이번 교류와 논의를 발전시켜 상호 협력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방식이나 일정은 이번 발표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되는 성과는 한국의 정책 방향을 21개 경제체제가 참여한 다자 무대에서 공유하고, 인공지능 전환을 중소기업 협력의 핵심 의제로 연결했다는 데 있다.

한국의 이번 행보는 인공지능 경쟁이 거대 기술기업만의 속도전이 아니라 각국 산업의 다수를 이루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기술을 활용하느냐의 경쟁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 자동화 역량, 지역 교육, 스타트업 자금, 연산 자원과 공공 데이터를 하나의 정책 체계로 제시한 한국의 경험은 해외 독자에게도 자국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비교해 볼 흥미로운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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