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반등 신호… “하반기 상승 압력 가시화”
2025년 8월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상승 전환 신호가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로 이어지는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이 현실화하는 양상으로, 공급 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매매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은 연간 약 1.0%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시장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점진적인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한 선호 지역에서는 매수 심리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흐름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늘었고,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로 파악된다.
공급 부족 현실화… 하반기 공급 절벽 우려
아파트 가격 상승 압력의 주요 배경으로는 공급 부족이 꼽힌다. 2024년 9월까지의 누적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했고,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도 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허가에서 착공, 준공으로 이어지는 시차를 고려하면 2025년 하반기부터 공급 위축이 본격적으로 체감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시장 침체기에 신규 사업 추진이 급격히 위축된 여파가 시차를 두고 2025년 하반기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 시내 주요 분양 예정 단지들의 일정이 연기되거나 물량이 축소되는 사례도 확인되면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공급 부족이 실제로 가격에 미치는 영향 폭에 대해서는 기관별로 전망이 엇갈린다. 하반기 들어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는 한편, 최근 몇 년간의 급등락을 거친 만큼 완만한 회복에 그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치권 정책 논란이라는 변수
부동산 시장 회복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는 주택 구입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금리 인하 추세와 국내 경기 회복 필요성을 함께 고려할 때 연내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기대다. 다만 정치권에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시장 심리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정책 변수까지 더해져 단기적으로는 지역별, 단지별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강남권과 비강남권, 대단지와 소단지 사이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면서 이른바 부동산 시장의 이중 구조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개별 지역과 단지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시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8월 중순부터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으며, 특히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매수 심리 개선이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의 움직임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는 반면,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 수요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는 2021년과 2022년의 급등락을 경험한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 변동성에 대한 학습 효과를 갖게 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출 규제와 관련한 정책 방향 역시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 완화 여부가 매수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어느 정도 개선되느냐에 따라 하반기 거래량 증가 폭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향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공급 부족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라는 상승 요인, 그리고 정책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라는 하락 요인이 맞물리며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실제 공급 물량과 금리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시장의 방향성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