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지난 5일부터 7일 사이 KT 휴대전화 이용자 5명으로부터 본인 동의 없이 소액결제가 이루어졌다는 진정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모바일 상품권 구매와 교통카드 충전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결제가 이루어졌다고 신고했으며, 확인된 피해 규모는 모바일 상품권 73만 원 충전분을 포함해 총 411만 원에 달한다. 경찰은 피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진정을 접수한 피해자 5명 가운데 4명은 부천시 소사구에, 나머지 1명은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통신요금 청구 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결제한 적 없는 모바일 상품권과 교통카드 충전 내역을 뒤늦게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제는 심야 시간대에 여러 건으로 나뉘어 이루어졌으며, 피해자별로 수십만 원에서 최대 백만 원 이상의 금액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잇따르는 지역별 신고, 부천이 세 번째
이번 부천 사례는 KT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둘러싼 피해 신고가 나온 세 번째 지역이다. 앞서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의 무단 결제 피해가 접수된 바 있으며, 부천에서도 유사한 패턴의 피해가 확인되면서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경찰과 통신사는 각 지역 신고 건을 개별적으로 조사하는 한편, 피해 발생 경위와 결제 승인 과정에서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카드 정보 입력 없이 본인인증 절차만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고, 대금은 다음 달 통신요금에 합산 청구되는 구조다. 접근성이 높은 반면 인증 단계가 뚫릴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건의 결제가 연속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모바일 상품권이나 게임 재화처럼 현금화가 비교적 쉬운 품목이 피해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통신사와 결제대행업체, 콘텐츠 판매업체가 각기 다른 단계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구조상 이상거래를 조기에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T 소액결제 사고, 대규모 해킹으로 최종 확인
이후 진행된 정부 조사에서 부천을 포함한 전국 각지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는 KT 이동통신망에 대한 대규모 해킹 사고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커는 분실된 KT의 정상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에서 인증서를 빼낸 뒤 직접 제작한 장비에 심어 KT 이동통신망에 무단 접속했으며, 접속 기간은 2024년 10월 8일부터 2025년 9월 5일까지 약 11개월에 걸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실제 피해 고객이 1만 6647명이며, 무단 소액결제 피해자는 368명으로 피해 금액은 약 2억 4000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KT에 과징금 539억 79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개선권고, 위반사실 공표명령을 의결했다. 조사 과정에서 과기정통부는 KT가 해킹 관련 서버를 폐기한 시점과 백업 로그 보유 사실을 뒤늦게 알리는 등 조사에 혼선을 준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KT는 사고 이후 무단 소액결제 피해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와 피해 보상 절차를 마련했으며, 통합 관제 체계 구축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다만 사고 인지와 신고, 대책 발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면서 이용자 보호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이용자가 확인해야 할 사항과 향후 과제
통신 업계 관계자들은 유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이용자들이 정기적으로 통신요금 청구 내역을 확인하고, 본인이 이용하지 않는 소액결제 기능은 사전에 차단해 둘 것을 권고한다. 대부분의 통신사는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를 통해 소액결제 한도 조정이나 서비스 자체 차단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상 결제가 확인될 경우 즉시 통신사와 경찰에 신고해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안은 개별 이용자의 부주의가 아니라 통신망 보안 관리와 이상거래 탐지 체계의 허점이 겹쳐 발생한 사고로 최종 확인됐다는 점에서, 통신사의 망 관리 책임과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고지 의무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통신 업계는 소액결제 인증 절차 강화와 이상거래 탐지 기준 정비, 사고 발생 시 조사 협조 의무 강화 등을 후속 과제로 검토하고 있으며, 부천을 비롯한 각 지역의 개별 피해 신고 건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통신사 차원의 피해 확인 및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