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 2025년 성장률 전망 0.8% 유지…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수출 개선 반영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5년 8월 12일 세종 소재 본원에서 ‘2025년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전망과 동일한 0.8%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내년 2026년 성장률은 1.6%로 전망했다. 이번 수정 전망은 민간소비와 수출 증가율을 기존보다 상향 조정하는 대신 건설투자 감소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항목별 증감이 서로 상쇄되면서 전체 성장률 수치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고 KDI는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은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주재했으며, 세부 지표에 대한 설명은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맡았다. 두 사람은 5월 전망 발표 이후 최근 3개월 사이 달라진 대내외 여건을 반영해 전망치를 다시 산출했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1.3%로,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에 힘입어 기존보다 상향 조정됐다. KDI는 매년 5월과 11월 정례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사이에도 대내외 여건 변화가 클 경우 8월경 수시로 수정전망을 내놓는데, 이번 발표 역시 이 같은 정례 일정에 따른 것이다. 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2.1%로 높여 잡았는데,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인 점이 반영됐다. 설비투자는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역시 개선된 수치가 제시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올해 마이너스(-) 8.1%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낙폭이 5월 전망보다 확대됐다. KDI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고, 건설사들의 재무 건전성 악화로 사업 지연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전망돼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5만 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6년에는 성장률이 1.6%로 개선되고, 민간소비는 1.5%, 설비투자는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투자는 그동안 위축됐던 건설수주가 점차 회복세로 반영되면서 2.6%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0.6%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의 수출 호조가 내년까지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11만 명으로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하 시급성 낮아져…추경보다 예산안 반영이 바람직
정규철 실장은 이번 브리핑에서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대한 견해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소폭 정도 하향 조정하면서 미세 조정하는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해, 금리 인하의 시급성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는 판단을 내비쳤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보다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평가하며, 즉각적인 추가 재정 투입보다는 정규 예산 편성 과정에서 대응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관세 부담 여전…무역 불확실성 변수로
KDI는 이번 전망 수정의 배경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전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미국의 실효관세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5월 전망 시점 기준 미국 실효관세율은 17.7%로 집계됐으며, 이후 협상을 거치면서도 16%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 같은 대외 여건은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전반의 투자 심리에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KDI의 이번 수정 전망은 지난 5월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 이후 처음 나온 것으로, 연간 성장률 숫자 자체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성장을 이끄는 항목이 소비와 수출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DI는 건설투자 부진이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 추이와 건설사 재무 상황을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KDI 전망을 포함한 각종 기관의 경제전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