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GDP 1.3% 성장…민간소비 확대에 건설투자도 6분기 만에 반등
한국 경제가 2025년 3분기(7~9월) 전기 대비 1.3% 성장하며 2021년 4분기 이후 3년 6개월, 1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잠정치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1.3% 늘었고,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투자도 0.6% 증가로 전환하며 여섯 분기 만에 역성장 흐름에서 벗어났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도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쿠폰과 수출 호조가 이끈 3분기 성장
한국은행은 12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3분기 국내총생산 잠정치를 발표했다. 앞서 10월 28일 발표된 속보치는 1.2%였으나 확정 집계 과정에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통신기기 등 내구재 소비, 음식점과 의료서비스 등 서비스 지출이 늘면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2.1% 늘어 내수와 함께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개선되면서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회복의 주요 배경으로는 정부가 7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꼽힌다. 이 사업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총 13조522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1차 지급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1인당 15만원에서 45만원이 지급됐으며,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은 3만원이,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은 5만원이 추가로 지급됐다. 9월 22일부터 신청이 시작된 2차 지급에서는 가구소득 하위 9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이 추가로 지급돼, 1차와 2차를 합산하면 가구 특성에 따라 최대 50만원 안팎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은행은 7월 집행된 1차 소비쿠폰 약 9조원이 3분기 국내총생산 증가를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소비쿠폰의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3분기 월평균 소득은 131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 늘었고, 월평균 소비지출은 138만6000원으로 6.9% 증가해 전체 소득 분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공적 이전소득이 40.4% 늘어난 것이 1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쿠폰을 비롯한 정부의 이전 지출이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을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건설투자 6분기 만에 반등…향후 전망은 신중
건설투자는 고금리 기조와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그동안 여섯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으나, 3분기 들어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6%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반등이 일부 공공 발주 물량 확대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간 주택 부문에서는 여전히 미분양 물량 부담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일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역별로도 신규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건설 경기 온도차가 향후 정책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분기 성장이 소비쿠폰이라는 한시적 재정 지원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이러한 흐름이 4분기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쿠폰 지급이 종료된 이후에도 가계의 소비 여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 고금리 기조와 가계부채 부담이 소비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된다. 증권가에서는 민간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유통과 외식, 여가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건설투자 역시 이번 분기 반등이 일회성 요인에 그치지 않고 이어질 수 있을지, 향후 주택공급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분기 깜짝 성장에 힘입어 시장에서는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4분기 지표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