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호르무즈 군사적 기여 방안 검토…파병 결정은 아직

청와대, 호르무즈 군사적 기여 방안 검토…파병 결정은 아직

기사 이해를 돕기위한 이미지

한국, 호르무즈 기여 방식 놓고 선택지 검토

청와대는 4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없는 범위에서 운신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 관계자는 호르무즈에서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한국군의 대비 태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여러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선택이 해외 파병으로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검토 단계일 뿐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가 밝힌 공식 입장이다.

청와대가 언급한 ‘실질적 기여’에는 군사적 수단도 포함될 수 있다. 이 표현은 한국이 호르무즈 문제를 외교적 지지나 원칙적 입장 표명에만 한정하지 않고,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청와대는 가능한 선택지를 설명하는 것과 특정 방안을 채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검토 단계에 있으며, 정해진 것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군사적 기여’와 ‘전투 참여’는 같은 말이 아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사적 기여’를 전투 상황에만 국한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투뿐 아니라 비전투 임무와 수색 등 여러 선택지가 존재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현장에 병력이 배치되면 규모가 작거나 비전투 임무를 맡더라도 파병으로 규정될 수 있지만, 파병이라는 형식이 곧바로 교전 임무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도 별도 공지를 통해 전투·비전투·수색이라는 표현은 가능한 유형을 일반적으로 설명한 것일 뿐, 실질적 기여 방안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재확인했다.

이 구분은 앞으로 한국 정부의 판단을 이해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논의의 초점은 파병 여부라는 단일한 질문보다 누가, 어떤 자산으로, 어느 범위까지, 무슨 임무를 수행할 것인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같은 군사적 기여라도 전투와 비전투, 수색은 위험 수준과 작전 목적이 다르며 한반도 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도 같다고 볼 수 없다. 정부가 여러 방안을 동시에 검토한다는 설명에는 선택지를 넓혀 놓았다는 뜻과 각각의 안이 가져올 안보적 부담을 따로 따지고 있다는 뜻이 함께 담겨 있다.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 절차가 이중 기준

청와대가 가장 먼저 제시한 판단 기준은 한반도 대비 태세다. 해외에서 실질적으로 기여하더라도 한국군의 본래 임무와 준비 상태에 큰 손상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는 호르무즈 현장에 무엇을 보내느냐 못지않게 국내에 남는 전력과 대응 능력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가 대비 태세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여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가능한 임무의 성격과 규모는 이 기준을 통과해야 실제 정책 선택지로 좁혀질 수 있다.

법적·정치적 절차도 별도의 관문이다. 청와대는 국내법에 따른 절차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국회와의 협의와 동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국회와 구체적으로 협의하거나 동의를 구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안건 상정이나 국회 비준동의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정부 내부의 검토와 국회 절차의 개시는 구분돼야 한다는 취지다. 검토, 정부 판단, 국회 협의와 동의는 각각 다른 단계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하는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파병 얘기는 정말 어렵다. 진척된 게 없다”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군사적으로 예민하다. 고민이 깊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협력 속 한국 외교의 정교한 균형 시험

호르무즈에 대한 기여 논의는 최근 한미 간 안보·경제 협상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그동안 호르무즈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표명해 왔다고 설명했지만, 파병 문제와 한미 협상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양국의 안보 협상이 쉽게 진행되기 어려운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간 통상 협상에 대해 투자 이슈가 있고 그중 반도체도 논의 대상인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호르무즈 문제를 하나의 교환 조건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동맹 협력과 경제·안보 현안이 동시에 논의되는 복합적인 외교 환경 속에서 한국의 선택이 검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별도 보도에서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와 1만1천t급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 등이 가능한 전력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초계기는 바닷속 잠수함을 탐지하고, 군수지원함은 함대에 유류와 탄약 등 군수품을 공급하는 자산이다. 다만 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별도 보도다. 청와대의 공식 설명은 특정 자산이나 임무를 확정하지 않고 전투·비전투·수색을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데 머물러 있다.

향후 관건은 한국이 국제적 기여의 실효성을 확보하면서도 한반도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국내법과 국회 절차를 충실히 따르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기여의 명칭보다 실제 임무와 위험 수준, 투입 규모와 국내 안보에 미칠 영향이 판단의 중심에 놓인다. 정부가 최종안을 마련하더라도 국회와의 협의 및 동의라는 절차가 남는다.

관련 뉴스 바로가기

관련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