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모기
9월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6년 35주차인 8월 24일부터 29일까지 국내 7개 권역에서 집계한 실시간 모기 지수는 100.9개체로 나타났다. 직전 주 53.0개체보다 47.9개체 늘어 한 주 사이 약 1.9배가 된 수치다. 올해 도입한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모기감시 장비에서 지수가 100개체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여름 폭염이 누그러지자 모기 활동이 오히려 강해지는 늦여름 특유의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주간 변화를 보면 증가세가 단순한 직선 형태가 아니라는 점도 주목된다. 실시간 모기 지수는 28주차부터 32주차까지 40∼50개체 안팎을 오갔고, 33주차에는 99.5개체로 급증했다. 이어 34주차에 53.0개체로 낮아졌지만 35주차에는 다시 100.9개체로 뛰었다. 짧은 기간에도 기온과 습도 조건이 바뀌면 모기 활동량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한 차례 모기가 줄었다고 판단해 방충망 점검이나 야외 활동 시 예방 조치를 중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분석된다.
폭염이 꺾이자 활동 조건은 좋아졌다
모기는 일반적으로 25∼30도 안팎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온과 습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 8월 중순까지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졌을 때는 활동이 위축돼 체감상 모기가 적었다. 그러나 광복절 연휴부터 비가 내려 습도가 높아지고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에게 선선하게 느껴지는 아침과 저녁의 변화가 모기에는 다시 움직이기 좋은 조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원인과 결과는 ‘여름이 끝나면 모기도 사라진다’는 일상적 인식과 다르다. 극단적으로 높은 기온은 모기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지만, 폭염이 약해지고 물웅덩이가 생길 만큼 비가 내리면 산란과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특히 모기는 고인 물에 알을 낳기 때문에 기온만이 아니라 강수와 주변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100.9개체 기록은 계절이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에도 모기 노출 위험을 계속 관리해야 한다는 신호로 평가된다.
일본뇌염 매개모기는 증가,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낮은 수준
감염병을 옮기는 매개모기의 흐름은 종류별로 달랐다. 35주차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 지수는 평균 102개체로, 전주의 68개체보다 34개체 증가했다. 수치상 증가율은 50%다. 다만 지난해 같은 시기의 228개체와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년보다 낮다는 사실과 최근 한 주 동안 빠르게 늘었다는 사실을 동시에 봐야 한다. 절대 규모만으로 안심하거나 단기 증가만으로 과도하게 불안해하기보다 변화 방향을 지속해서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한 주 먼저 집계된 34주차, 즉 8월 17일부터 23일까지의 지수는 평균 3.5개체였다. 전주 3.6개체와 거의 같고 지난해 7.9개체보다는 낮다. 전체 모기 지수가 크게 올랐다고 해서 모든 감염병 매개모기가 같은 비율로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전문가적 관점에서는 전체 개체 수와 매개모기 종류별 수치를 구분해 읽어야 실제 감염병 위험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10월까지 이어갈 생활 속 예방 수칙
보건당국은 모기가 활동하는 10월까지 감염병 예방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핵심은 모기와 접촉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일몰 이후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밤에 외출해야 한다면 밝은색의 긴 옷과 몸에 달라붙지 않는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옷으로 가리지 못한 피부에는 모기 기피제를 뿌리는 방법이 권고된다. 모기 지수가 한 주 만에 53.0개체에서 100.9개체로 변한 만큼 예방 행동도 달력상의 계절보다 실제 활동 수치에 맞출 필요가 있다.
주거 공간에서는 방충망의 틈이나 손상 여부를 살피고 집 주변의 고인 물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모기가 물웅덩이에 알을 낳는 특성을 고려하면 작은 물 고임을 정리하는 행동도 서식 환경을 줄이는 데 직접 연결된다. 실내 유입을 막는 방충망 관리와 실외 번식 조건을 없애는 조치를 함께 시행해야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 보호와 생활환경 관리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기보다 두 방법을 동시에 유지하는 편이 이번 증가 국면에 더 적합하다.
이번 관측의 의미는 모기가 많아졌다는 체감 정보를 인공지능 기반 장비가 구체적인 주간 수치로 보여줬다는 데 있다. 7개 권역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전체 모기와 일본뇌염·말라리아 매개모기의 흐름을 나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이번 사례는 폭염이 끝나는 순간 곤충 매개 감염병 위험도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세계 독자에게 보여준다. 기온이 낮아지고 비가 온 뒤에는 어느 나라에서든 방충망, 의복, 기피제, 고인 물 제거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