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G20 계기 순방외교로 한중일 균형외교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를 잇달아 방문하며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이어갔다. 특히 11월 22일부터 23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외교 기조를 재확인했다.
사상 첫 아프리카 개최 G20, 미중러 정상 동반 불참
이번 G20 정상회의는 1999년 G20 출범 이후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회의로, 아프리카연합(AU)이 정식 회원으로 참여한 뒤 처음 개최되는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모두 참석하지 않으면서, G20 역사상 처음으로 미중러 3대국 정상이 동시에 빠진 회의로 기록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월 23일 오전 열린 제3세션에 참석해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를 주제로 핵심광물, 양질의 일자리, 인공지능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세션에서 대통령이 자원 안보와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G20 정상회의 계기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만나 환담을 나눴다. 두 정상은 앞서 10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미 대면한 바 있어, 이번 만남에서는 반가움을 표하며 양국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일 정상회의 복원 등 3국 협력 체제를 둘러싼 논의는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틀간의 논의를 마친 G20 정상들은 122개 항목에 걸친 요하네스버그 선언을 채택하고 다자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선언에는 기후변화 대응, 부채 문제, 공급망 안정 등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직면한 과제에 대한 협력 방안이 폭넓게 담겼다. 한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 참여를 통해 다자주의 틀 안에서 협력국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계기로 삼았다는 입장이다.
한중일 삼각 외교의 복잡한 셈법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 미국 및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경제 측면에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지정학적 딜레마에 놓여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어느 한쪽 진영에 일방적으로 편입되기보다 사안별로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부는 여러 계기를 통해 밝혀왔다.
이번 순방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G20 참석에 앞서 아랍에미리트를 국빈 방문하고, 이집트를 공식 방문했으며, 튀르키예 국빈 방문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순방은 에너지, 인프라,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과의 경제협력 기반을 넓히는 데 방점이 찍혔다.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협력 파트너를 다변화하려는 정부의 실용외교 기조가 이번 순방 전반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전망과 과제
외교가에서는 이번 G20 순방을 계기로 정부가 한중일 3국 협력 체제 복원과 다자외교 참여를 병행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미중 전략경쟁이 더욱 격화될 경우, 안보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해온 한국의 균형외교 전략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정부는 앞으로도 한미일 안보 공조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경제협력 채널을 관리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다자협력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진영에 종속되지 않고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실용외교 기조는 이번 열흘간의 순방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순방에서 확인된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관련 부처별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연말까지 예정된 주요 다자외교 일정에도 순차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