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5년 성장률 0.8% 전망…2026년 1.6%로 완만한 회복 예상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12일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KDI 본원에서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2025년 8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건설투자 부진이 주된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KDI는 다만 내년에는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더라도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성장률이 1.6%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수정 전망에서 KDI는 올해 소비와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상향 조정한 반면, 건설투자 증가율은 하향 조정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 자체는 지난 5월 전망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숫자는 그대로였지만 그 안을 채우는 내수와 수출의 구성비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민간소비 회복과 정부 정책 효과
KDI는 민간소비가 금리 하락세와 정부의 소비부양책 등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이후 부진이 완화되면서 올해 1.3%, 내년 1.5%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9월 22일부터 소득 하위 90%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 신청을 접수하는 점도 하반기 소비 심리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쿠폰 2차 신청은 10월 31일까지 접수하며, 지급된 쿠폰은 11월 30일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된다.
건설투자 부진과 수출 여건 엇갈린 명암
성장률 하방 압력의 핵심으로 지목된 건설투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회복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 KDI의 진단이다. 반면 수출 부문은 상대적으로 개선된 전망치를 받았다. KDI는 대미 관세와 관련해 상호관세율과 일부 품목 관세가 지난 5월 전망 대비 인상됐음에도, 대미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정보통신기술(ICT) 제품 관세가 유지되거나 인하되면서 평균 관세율이 14.5%로 5월 전망치 14.1%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가정했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는 수요 부진으로 2024년 배럴당 80달러에서 올해 71달러, 내년 67달러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소폭 상향 조정됐다고 KDI는 덧붙였다.
추경 효과와 관세발 수출 변수
KDI는 올해 들어 집행된 추가경정예산 효과로 소비가 다소 살아나기는 했지만 성장률 전체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건설투자 부진이 성장률의 발목을 잡았다고 진단했다. 수출 부문에서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비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대해 온 효과가 점차 줄어들면서, 하반기 이후에는 관세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경제 역시 미국의 관세 인상 등의 영향으로 2025년과 2026년 모두 낮은 성장세에 머무를 것을 전제로 이번 전망치를 산출했다고 KDI는 설명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농산물 가격 등 공급 측 상방 압력이 일부 존재하지만,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만큼 수요 측 압력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이 같은 물가 안정세가 통화당국의 정책 운용에 여력을 제공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내외 리스크 요인
KDI는 이번 전망의 주요 하방 리스크로 두 가지를 꼽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주요국 간 통상 갈등이 격화될 경우 수출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고,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KDI는 이 같은 변수들의 전개 양상에 따라 향후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로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정 전망은 지난 5월 발표된 전망치와 비교해 성장률 숫자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소비·수출·건설투자 등 개별 항목별 조정을 통해 한국 경제가 마주한 회복 경로가 여전히 불균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놓을 하반기 정책 대응, 그리고 9월 소비쿠폰 지급 이후 실제 소비 지표 흐름이 KDI 전망의 실현 여부를 가늠할 다음 관찰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