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 다음 날인 올해 4월 21일 비상근 총재 고문으로 위촉됐다.
월 700만원 자문료로 1년 위촉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현재 신현송 총재 고문으로 등록돼 있다. 위촉 기간은 1년이며 월 자문료는 700만원이다. 연간 환산 자문료는 8천400만원이다.
이 전 총재는 고문으로서 신 총재와 수시로 의견을 교환한다. 퇴임 직후부터 언론 인터뷰에 응하거나 외부 강연에 연사로 나서는 등 외부 활동도 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정관 제35조에 따라 총재 고문을 위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위촉 시 고문의 자문 활동에 필요한 소정의 자문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문 보고서와 횟수 별도 관리 안 해
한은은 고문의 자문 보고서와 회의록, 업무 일지 등을 보관하지 않는다. 자문 횟수와 정책 반영 여부 등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자문 내용 대부분이 통화정책이나 한은 경영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이어서 별도의 자문 실적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직 총재가 통화정책방향을 긴밀하게 협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 중심의 기준금리 결정에는 전직 총재의 비공식 조언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 의원은 “통화정책 독립성과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자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언제, 몇 차례, 어떤 분야를 자문했는지 기록하고 국회에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총재 고문 관례와 제도 연혁
전직 총재의 유급 고문 위촉은 이 전 총재가 처음이 아니다. 이주열 전 총재는 2022년 4월부터 2년간 매달 1천만원을 받았고, 2024년 4월부터 1년간 월 400만원을 받았다. 2025년 4월부터 1년간은 자문료 없이 고문으로만 위촉됐다.
총재 고문 제도는 1950년 한은 정관 제정 당시 중앙은행 업무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전문가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1967년부터 대상이 한국인 또는 외국인으로 확대됐다. 전직 한은 총재 출신 역대 고문은 이 전 총재까지 13명이다.
과거에는 퇴임한 재무부 장관과 은행감독원장, 금융통화위원 등도 고문으로 위촉됐다. 이성태 전 총재가 퇴임 후 고문을 맡은 2010년 5월 이후에는 전직 총재만 위촉됐다. 일각에서는 총재 고문 위촉을 전직 총재를 단순 ‘예우’하기 위한 관례로 평가하며, 자문료를 사실상 품위 유지비 명목으로 지급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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