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의 역할을 사업 수혜자에서 기획 주체로 전환하는 방향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도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통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을 중심으로 주민이 사업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실행과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상향식 사업구조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이 물리적 환경 정비에 치우쳐 정작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방침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된 곳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되며, 지역별 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 시행 주체는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이며, 실제 집행은 각 자치구와 지역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서울시는 주민들이 단순히 설명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 사업의 기획과 예산 배분, 사후 평가 과정에까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참여 채널을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민참여 구조의 핵심 내용
서울시가 운영해 온 도시재생사업의 주민참여 체계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협의체 운영이다. 도시재생활성화지역마다 주민협의체가 꾸려져 지역 현안과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실제 사업 계획에 반영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른 하나는 주민의 도시재생 역량을 키우기 위한 도시재생대학 등 교육 프로그램이다. 도시계획과 마을 만들기, 공동체 활성화 등에 관한 실무 지식을 주민들이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주민이 사업의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라 능동적 참여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서울시는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소규모 재생사업과 주민참여 프로젝트팀 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생활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경험을 쌓도록 함으로써, 크고 작은 성과가 누적돼 지역 전체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개별 사업의 구체적인 지원 규모나 대상 지역 수 등 세부 수치는 사업별로 상이하며, 서울시는 최종 사업 계획과 예산이 확정되는 대로 자치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도시재생사업과의 차별점
기존 도시재생사업이 정부와 지자체 주도의 하향식 방식에 가까웠다면, 이번 정책 방향은 주민 중심의 상향식 접근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2025년 도시재생 전략계획에서 서울형 도시재생을 저층주거지 재생형, 쇠퇴산업·역사지역 특화형, 중심지 육성형, 거점확산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운용하고 있으며, 유형별로 규모와 지원 방식, 접근 방법을 차등화해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재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울시는 도시재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원주민과 상가 임차인 등 지역 이해관계자가 개발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지역에는 생활인프라 확충을, 상업 기능이 쇠퇴한 지역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역사문화 자원이 있는 지역에는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을 우선하는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국토교통부가 국가균형발전과 쇠퇴지역 활력 회복을 목표로 추진해 온 전국 단위 정책으로, 매년 지자체별 신규 사업 공모가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에도 도시재생혁신지구와 노후주거지정비 지원사업 등 신규 공모를 진행한 바 있어, 서울시의 이번 주민참여 강화 방침도 이 같은 전국 단위 정책 흐름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구조가 안착할 경우 단순한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회복과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민 참여를 뒷받침할 예산과 행정 지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사업별 세부 추진 일정과 예산은 관련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며,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관할 자치구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통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