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변곡점, 미분양 급증과 스트레스 DSR 3단계 여파
서울 부동산 시장이 대출 규제 강화와 미분양 증가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뚜렷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와 6월 28일 시행된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 조치가 맞물리면서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었고, 그동안 지방 시장에서만 두드러지던 미분양 현상이 서울에서도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발행 시점 기준으로 두 규제 모두 이미 두 달 넘게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과 대출 규제 강화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3단계는 대출 한도 산정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기존 0.75퍼센트포인트에서 1.5퍼센트포인트로 상향했다. 이전까지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한정해 0.75퍼센트포인트를 가산해왔으나, 3단계부터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사실상 모든 가계대출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다만 지방 소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2025년 말까지 종전과 같은 0.75퍼센트포인트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실제 대출 금리가 4퍼센트인 경우 2단계에서는 4.75퍼센트로 계산됐던 것이 3단계 시행 이후 5.5퍼센트로 계산 기준이 높아지면서, 동일한 소득이라도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연소득 1억원인 차주를 기준으로 2단계 대비 대출 한도가 최대 4800만원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 규제는 6월 27일 발표되고 이튿날인 28일부터 시행된 이른바 6·27 대책을 통해서도 한층 강화됐다. 이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차주의 추가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1주택자 역시 기존 주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하는 조건을 충족해야만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 자체가 6억원으로 제한됐고, 대출 실행 후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도 새로 부과됐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도 기존 80퍼센트에서 70퍼센트로 낮아졌다.
두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100만원 이상의 거의 모든 가계대출이 DSR 산정에 포함되게 됐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자동차 할부, 카드론까지 부채 항목에 들어가면서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문턱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서울 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공급 위축
대출 규제 강화의 여파로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미분양은 주로 지방 광역시와 일부 수도권 외곽 지역의 문제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에는 서울 내에서도 완판되지 못한 단지가 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건설업계는 미분양 위험을 우려해 분양 시기를 조절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공급 조절은 2025년 이후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미분양 해소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부담이 줄어들면서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 모두의 구매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 한도 자체가 축소된 만큼, 금리 인하만으로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정책 당국의 딜레마와 향후 전망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한 일련의 대출 규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작동하면서, 미분양 증가와 건설 경기 위축이라는 부작용에 직면한 상황이다. DSR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의 대출 접근성이 제한되자 오히려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예외 조치를 확대하거나, 지방과 수도권 간 규제 강도를 세분화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격은 입주 물량 부족의 영향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지방은 인구 유출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지역이 적지 않아 수도권과 지방 간 시장 양극화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여부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향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함께 점검하면서 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라는 두 목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하반기 부동산 정책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