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의 자율주행 사업자 퓨처링크는 중국 자율주행 기업 포니.ai의 7세대 로보택시를 국내에 들여와 상용 서비스로 운영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초기 도입 구상은 200대이며, 양사는 서울에서 2028년쯤 서비스를 시작한 뒤 국내 주요 도시로 운행 지역을 넓히는 방안을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 강남의 시험 운행을 시민이 이용하는 실제 서비스 단계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협약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체결됐다. 제임스 펑 포니.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남경필 퓨처링크·포니링크 회장,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퓨처링크는 한국 내 차량 인증 취득과 시장 진입, 서비스 운영을 맡고 포니.ai는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하며 국내 운행을 지원한다. 양사는 향후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8만㎞ 실증에서 시민 서비스로
이번 협력의 핵심은 차량을 단순히 수입하는 데 있지 않다. 퓨처링크는 지난해부터 포니.ai의 자율주행 개발 키트를 탑재한 차량을 이용해 서울 강남 일대에서 주간과 야간 실증을 진행해 왔다. 현재까지 현대자동차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코나 일렉트릭을 개조한 차량으로 약 8만㎞를 무사고 주행하며 중국에서 개발된 기술을 한국 도로 환경에 맞추는 작업을 이어왔다.
앞으로는 국내 인증을 받은 7세대 자율주행 차량을 수입해 일반 시민이 실제로 이용하는 로보택시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도입 차량은 중국 베이징자동차가 생산한 모델이며 초기 규모는 200대다. 그동안 축적한 강남 실증 데이터가 기술의 가능성을 살피는 단계였다면, 다음 과제는 동일한 시스템을 반복 가능한 교통 서비스로 전환하는 일이라고 분석된다. 차량 한 대의 시험 성공보다 여러 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운영 체계의 안정성이 중요해지는 국면이다.
서울 강남은 이미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활용돼 온 공간이다. 양사가 이곳에서 진행한 기술 검증을 실제 운행 단계로 옮기려는 것은 기존 실증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동시에 시민이 탑승하는 서비스에서는 차량 기술뿐 아니라 인증, 배차, 운행 지원과 같은 요소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퓨처링크가 인증과 운영을 담당하고 포니.ai가 기술과 운행 지원을 맡는 역할 분담은 이런 과제를 나눠 수행하기 위한 구조다.
중국 기술과 한국 현지화의 결합
포니.ai는 2016년 설립됐고 202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광저우·선전에서는 차량 안에 안전요원이 타지 않는 완전 무인 상업 운행을 하고 있다. 이미 무인 서비스 경험을 가진 기술 기업이 한국 사업자와 손잡고 현지 인증과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국경을 넘는 자율주행 기술 이전과 현지화의 시험대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국에서 운행 중인 시스템이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퓨처링크가 강조한 목표도 한국의 규제와 관련 규정을 준수하면서 포니.ai 기술을 한국 환경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이다. 도로와 운행 조건이 달라지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해석해야 하는 주변 환경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강남에서 주야간 실증을 지속한 배경에는 이러한 차이를 실제 도로에서 확인하고 조정하려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의 구상은 해외 기술 기업과 국내 운영사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포니.ai가 자율주행 기술과 무인 상업 운행 경험을 제공한다면, 코스닥 상장사 포니링크의 자율주행 사업 자회사인 퓨처링크는 한국 시장 진입에 필요한 인증과 서비스 운영을 책임진다. 한국이 완성된 기술을 단순 소비하는 시장에 머무느냐, 현지화와 운영 역량을 축적하는 무대가 되느냐는 이 협업이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는지에 달렸다고 평가된다.
200대보다 중요한 인증의 문턱
양사는 2028년이면 한국 정부의 인증을 받아 한국 도로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확정된 운행 일정이 아니라 인증 절차와 기술 현지화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전제 아래 제시된 목표다. 제임스 펑 최고경영자도 차량 인증을 상용화의 첫걸음으로 규정하고, 인증을 받은 뒤 한국 도로에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따라서 초기 200대라는 숫자는 사업의 외형을 보여주지만 실제 전환점을 결정하는 요소는 인증이다. 인증을 마쳐야 시험 차량이 시민 대상 서비스 차량으로 바뀔 수 있고, 서울에서 시작한 모델을 다른 도시로 확대하는 구상도 구체화할 수 있다. 포니.ai의 기술 제공, 퓨처링크의 인증 취득과 운영, 강남 실증을 통한 현지화가 서로 분리된 절차가 아니라 하나의 상용화 경로로 연결돼 있는 이유다.
차두원 대표는 한국 정부가 자율주행차 3천대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규정을 지키면서 기술을 현지화하고 고품질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산업 관심과 민간 기업의 서비스 계획이 맞물리더라도 실제 도로 진입은 인증과 검증을 통과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기대와 실행 조건을 함께 보여준다.
서울에서 시작되는 아시아 로보택시 실험
양사가 제시한 경로는 단계적이다. 먼저 서울에서 차량 인증과 서비스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이후 주요 도시로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포니.ai가 말한 궁극적 목표는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현재 확인된 것은 전략적 협력 협약과 초기 200대 도입 구상, 합작 법인 설립 계획, 그리고 2028년 완전 무인 운행을 향한 기대다. 상용화의 성패는 이 계획들이 한국의 인증 체계와 실제 도로 환경 안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의 자율주행 산업이 기술 시연을 넘어 서비스 운영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약 8만㎞의 무사고 실증 기록은 출발점이지만, 시민이 반복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로보택시는 더 넓은 운영 역량을 요구한다. 글로벌 독자에게도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중국의 완전 무인 운행 기술과 한국의 현지화·인증 역량이 서울이라는 고밀도 도시에서 어떤 형태의 차세대 이동 서비스를 만들어낼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관련 뉴스 바로가기
- 중국 로보택시 200대 한국서 달린다…2028년 완전자율주행 목표 (연합뉴스)
- 중국 로보택시 200대 한국 달린다…"서울부터" 무슨 일 (SBS)
- 中 로보택시 200대가 몰려온다…韓 실증 수준에 “안방 뺏길라” (동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