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신종 감염병 조기 대응 체계 강화
질병관리청이 신종 감염병의 조기 탐지와 신속한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감염병 대응 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나섰다. 최근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바이러스성 질환 발생 사례가 보고되면서 국제사회의 경계가 높아진 가운데, 국내 방역 당국도 해외 유입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조치의 핵심은 신종 감염병 발생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국내 유입 위험을 조기에 평가하는 상시 감시 기능의 강화다. 감염병 역학조사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해외 감염병 발생 정보를 국내 방역망과 신속히 연계하는 정보 공유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골자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체계 정비를 통해 신종 감염병이 국내에 유입되기 전 단계에서부터 대응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역 당국은 아울러 국내 감염병 대응력을 국제 기준에 맞춰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국내외 감염병 발생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모니터링 기능을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촘촘히 다져 감염병 발생 시 초기 대응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국제 협력과 팬데믹 대비 역량 강화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앞서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팬데믹 대비·대응 분야의 WHO 협력센터로 지정된 바 있으며, 지난해 8월 진행된 WHO 합동외부평가(JEE)에서는 국가 보건안보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는 국내 감염병 감시와 대응 체계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발전해 왔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꼽힌다.
다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역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감염병은 국경을 넘어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해외 발생 동향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국제기구와의 정보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체계가 촘촘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초기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질병관리청은 국민들의 감염병 예방 의식을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한편,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감염병 예방 정보 제공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향후 국내외 감염병 발생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에 따라 대응 체계를 추가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신·치료제 자급화도 과제로
방역 당국은 신종 감염병 대응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감시 체계 강화와 함께 국산 백신과 치료제의 자급 기반을 다지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해외 백신 도입이 지연되며 겪었던 어려움은 국내 백신 개발 및 생산 역량 확충의 필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킨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백신·치료제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검사 인프라 확충도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신종 병원체가 국내에서 확인될 경우 신속하게 진단시약을 개발하고 전국 보건환경연구원 등 진단 기관에 검사 체계를 배포하는 속도가 초기 방역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진단 대응 역량을 평상시부터 꾸준히 점검하고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체계 정비가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투자로 이어져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종 감염병은 발생 시점과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평상시의 감시망 운영과 인력 양성이 뒷받침돼야 실제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앞으로도 관련 예산과 조직 운영 방안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감염병 대응 체계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