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23대 국정과제 확정…의료AI·바이오헬스 강국 과제 포함
정부가 9월 16일 국무회의에서 향후 5년간 국정 운영의 핵심 로드맵이 될 123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보건의료 분야 5개 과제 가운데 하나로 의료 인공지능(AI)과 제약, 바이오헬스 산업을 아우르는 바이오헬스 강국 실현 과제가 포함되면서, 국내 의료 현장에 AI 기술을 접목하려는 정부 차원의 정책 방향이 한층 뚜렷해졌다.
이번에 확정된 보건의료 분야 국정과제는 의료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을 비롯해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로의 전환, 지역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및 공공의료 강화, 일차의료 기반의 건강·돌봄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등 5개 과제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의료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 과제는 AI 기반 첨단 의료기기의 상용화를 지원하고,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국정과제 확정과 함께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에 대한 의대 신설 추진, 비대면 진료 확대 등 보건의료 전반의 제도 개편도 병행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령화와 지역 의료공백이 배경
정부가 의료 분야에서 AI 활용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배경에는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지역 간 의료 격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만성질환 관리와 조기 진단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서는 영상 판독이나 초기 진단 단계에서 AI 보조 기술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 영상을 분석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일부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임상 현장에서 시범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술이 전국 단위로 얼마나 빠르게, 어떤 방식으로 확산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며 정부와 의료계, 산업계 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의료계 안전성 우려도 병존
정부는 AI가 의사의 진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여러 정책 발표에서 강조해왔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AI 도입이 진단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오진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어떻게 규정할지, 환자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의료 AI 관련 인증체계와 윤리 기준 마련을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세부 시행계획을 통해 예산 규모와 추진 일정, 지원 대상 의료기관 범위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 AI의 실제 임상 도입 성과와 진단 정확도 등에 대해서는 개별 인증 및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는 대로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정과제로 채택된 만큼 관련 예산 편성과 후속 법령 정비는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대상 기관이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실제 정책이 의료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방침이 국내 의료 AI 산업의 연구개발과 임상 검증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안전성과 실효성이 충분히 검증된 뒤 단계적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