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일 신기록 경신, 삼성전자 8만원·SK하이닉스 35만원 돌파
한국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90포인트(1.40%) 오른 3461.30으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져 삼성전자는 1년 1개월 만에 8만원대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는 35만원을 돌파하며 나란히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날 코스피는 이달 16일 세운 직전 최고 종가 3449.62는 물론, 장중 최고점이었던 3452.50도 뛰어넘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동반 순매수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며,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없었지만 코스피 전체 상장 종목 가운데 591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300원(2.94%) 오른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8만 전자’로 복귀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만9500원(5.85%) 급등한 35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준 금리 인하가 불 지핀 반도체 랠리
이날 한국 증시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00~4.25%로 낮추기로 결정한 데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의 금리 인하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인하 결정이다. 당시 회의에서는 새로 임명된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가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고용시장 둔화와 고용 하방 위험 확대를 지적하며, 물가 상승 위험보다 고용 위축 위험에 더 무게를 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고,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상승이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업종의 구조적 개선 흐름과 겹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금리차 축소, 한국은행 통화정책에도 관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그동안 부담으로 작용해온 한미 금리차가 다소 좁혀지면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운신 폭도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은행의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점이나 폭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으며, 향후 물가와 가계부채, 환율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신중하게 결정될 사안으로 평가된다.
국내 증권업계와 연구기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관세 정책 불확실성, 내수 소비 회복 속도, 원화 환율 흐름 등을 하반기 한국 경제와 증시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이러한 대외 변수들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과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미국의 추가 금리 정책 방향과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은 여전히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변수라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코스피 신기록이 외국인 자금 유입과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가 맞물린 결과라며, 향후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와 미국 연준의 추가 통화정책 신호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다시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