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오세훈,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의했지만 이견

김영배·오세훈,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의했지만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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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주택 공급, 중앙·서울 협의의 시험대

22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장 공관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의원은 회동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택 공급 문제에 관해 큰 틀의 합의가 어려웠고 이견이 팽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주택 공급이라는 공동 과제를 두고 집권당의 서울 지역 책임자와 서울시장이 직접 협의에 나섰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핵심 부지의 활용 방향에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셈이다.

이번 회동의 쟁점은 단순히 주택을 얼마나 공급할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 용산공원이라는 공간을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지, 공급 확대와 공원 조성이라는 서로 다른 정책 목표를 어떤 순서와 비중으로 조정할지가 함께 걸려 있다. 김 의원과 오 시장이 오찬 형식으로 논의를 이어간 것은 양측 모두 서울의 주거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과 특정 부지의 개발 방식에 동의하는 것은 별개의 단계라는 사실도 이번 회동에서 확인됐다.

논의가 한 차례 만남으로 끝난 사안도 아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0일 오 시장을 만나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당시에도 입장 차만 확인했다. 이틀 뒤 김 의원이 다시 오 시장을 만났음에도 간극이 유지되면서,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가 중앙정부와 서울시, 여당 서울시당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조율해야 할 정책 의제로 떠올랐다고 분석된다.

공급 확대의 필요성과 공간 활용 원칙 사이

용산공원 활용 방안에서 이견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정책 목표의 우선순위가 서로 다르게 설정돼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서울 안에서 활용 가능한 부지를 검토하고 공급 여력을 넓히는 데 무게를 둘 수 있다. 반면 서울시는 공원 부지의 성격과 기존 계획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앞세울 수 있다. 어느 한쪽이 주택 문제 자체를 부정한다기보다, 같은 공간에 어떤 공공적 기능을 먼저 부여할지를 놓고 판단이 갈리는 구조다.

김 의원이 “주택 공급과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하기 어려웠고 이견이 팽팽했다”고 밝힌 대목은 논의가 세부 설계 이전의 원칙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공급 규모나 방식 같은 구체적 조건을 조정하기 전에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할 수 있는지부터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협의가 계속되더라도 첫 과제는 세부 수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과 주택이라는 두 기능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정책적 틀을 마련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된다.

이번 사안은 서울의 대규모 공간 정책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어느 한쪽의 판단만으로 정리되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시장의 만남에 이어 여당 서울시당 위원장과 시장의 회동까지 진행됐지만 결론은 같았다. 이는 협의 주체가 늘어난다고 곧바로 정책 합의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각 기관이 가진 목표와 책임을 명확히 설명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청년 주택 재원에서는 협의 가능성

용산공원 활용 문제와 달리 미래대응기금 일부를 청년 주택 공급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에서는 대화의 여지가 확인됐다. 김 의원은 서울시당이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초과 세수 활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전언을 통해 오 시장도 이 방안에 크게 공감했고 적극적으로 의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김 의원이 회동 뒤 전달한 내용이며, 구체적인 재원 규모나 집행 방식이 합의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두 의제가 서로 다른 반응을 끌어낸 점은 정책 협의의 경로를 보여준다. 특정 부지의 성격을 바꾸는 문제에서는 원칙 충돌이 크게 나타났지만, 재원을 활용해 청년 주택 공급을 지원하는 방향에서는 공통분모가 발견됐다. 서울시당과 서울시가 모든 쟁점을 한꺼번에 타결하기보다 합의 가능한 재정 의제부터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택 정책을 둘러싼 협력이 공간 개발 여부만으로 제한되지 않고 재원 조성과 공급 지원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래대응기금과 초과 세수 활용은 재정의 목적과 절차를 함께 살펴야 하는 문제다. 김 의원이 적극적인 추진 의사를 밝혔고 오 시장과 의논하기로 했다고 전했지만, 현재 확인된 사실은 협의 의향까지다. 이를 청년 주택 공급 계획이 확정됐거나 재원이 배정된 것으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 향후 논의에서는 시민에게 돌아갈 효과뿐 아니라 기금의 운용 원칙과 정책 지속성을 함께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평행선 속에서도 열린 정책 대화

이번 회동의 결과는 전면 합의도, 협의 중단도 아니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서는 이견이 유지됐고, 청년 주택을 위한 재원 활용에서는 추가 논의 가능성이 열렸다. 서로 다른 두 결과가 한 자리에서 나온 것은 중앙 정치와 지방 행정의 협력이 단일한 찬반으로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지 활용 원칙은 충돌할 수 있지만 시민을 위한 주택 재원 마련에서는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만남의 핵심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반복된 만남이 실질적인 정책 조율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 시장의 20일 회동, 김 의원과 오 시장의 22일 오찬 모두 용산공원 활용에 관한 입장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같은 주장만 되풀이하기보다 무엇이 조정 가능한 조건이고 무엇이 양보하기 어려운 원칙인지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평가된다. 동시에 청년 주택 재원처럼 공감대가 확인된 분야에서는 논의를 구체화할 여지가 있다.

글로벌 독자에게도 이번 사건은 빠르게 성장한 대도시가 주택 공급과 공공 공간 보전, 청년 세대 지원이라는 복수의 목표를 어떻게 조정하는지 보여주는 한국형 도시 거버넌스의 한 장면이다. 결론이 나지 않은 회동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권한을 가진 중앙정부·정당·서울시가 공개적인 정책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며, 그 대화가 실제 공급과 시민 편익으로 연결되는지가 다음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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