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회의원 20명이 최근 일주일 사이 자택에 누군가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고했고, 경찰이 이 사건 조사에 들어갔다.
국회의원 20명 자택 침입 신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신고한 의원 가운데에는 집 화장실 변기에서 ‘의문의 대변’을 발견한 의원도 한 명 있었다. 러시아를 배후로 의심하는 목소리가 핀란드 정계에서 번지고 있다.
집권당 소속 중진 의원 한 명은 잇단 침입을 두고 국회의원을 위협하려는 러시아의 음모라고 지목했다. 그는 “정치인들에게 그들이 감시받고 있다고 보여주려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수법”이라며 “이는 혼란과 우려를 불러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공작 의혹과 경찰 조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파이를 다른 나라 정치인·외교관의 집에 들여보내 일부러 흔적을 남기고 겁을 주는 것은 러시아가 오래전부터 써온 공작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러시아 스파이와 요원들이 외교관이나 언론인의 화장실에 소변을 보고 치우지 않은 채 떠나는 수법을 쓴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023년에는 러시아를 찾은 미국 고위급 당국자가 자신의 여행 가방 안에서 인분을 발견한 일이 있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BBC 러시아 특파원 출신 사라 레인스포드도 2024년 낸 회고록 ‘굿바이 투 러시아’에서 스파이들이 자신의 아파트에 들어와 “화장실마다 커다란 용변을 남기고 물을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다녀간 표식을 남겼다고 적었다.
반대파 인사를 겨냥해 불안을 키우고 정신을 무너뜨리려는 이런 시도는 냉전 시절의 기법 가운데 하나다. 다만 텔레그래프는 핀란드에서 이 같은 ‘더러운 공작’이 불거진 것은 최근 들어서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침입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핀란드 대통령의 민주주의 수호 강조
러시아와 1천34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가장 동쪽 회원국으로, 두 나라 사이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 핀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3년 나토에 가입하면서 비군사동맹 원칙을 버렸고, 러시아와의 대립각을 높여 왔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공격은 민주주의를 겨냥한 공격”이라며 “이는 어떤 형태로든 허용돼서는 안 되며, 모든 국회의원과 함께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