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율 2년 연속 동결 마무리, 2026년 7.19%로 인상 전환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8일 2025년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6년도 건강보험료율을 7.19%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적용되고 있는 7.09%보다 0.1%포인트, 비율로는 1.48% 오른 수치다. 이로써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동결됐던 건강보험료율은 3년 만에 다시 인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건강보험 제도 도입 이래 처음이었던 2년 연속 동결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셈이다.
이번 결정으로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본인부담분)는 올해 15만 8464원에서 내년 16만 699원으로 2235원 오른다.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도 올해 8만 8962원에서 내년 9만 242원으로 1280원 인상된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이 현재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간 이어진 보험료율 동결과 경제 저성장 기조로 인해 건강보험 수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 새 정부 국정과제 추진에 따라 향후 지출 소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이번 인상 결정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올해 적용 중인 7.09%의 건강보험료율은 2024년 9월 6일 열린 2024년 제1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이다. 당시 정부는 고물가·고금리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상황과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 흐름을 고려해 2025년도 요율을 전년과 동일한 7.09%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건강보험 제도가 도입된 이후 네 번째 동결 결정이자, 2년 연속 동결로는 사상 처음이었다. 이 요율은 올해 1월부터 8개월 넘게 적용돼 왔으며, 내년도 요율 인상이 확정되면서 동결 국면은 2년 만에 종료를 앞두고 있다.
동결 기간에도 필수의료 투자는 지속
보험료율이 두 해에 걸쳐 동결되는 동안에도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건강보험 재정 투자를 이어왔다. 정부는 중증질환과 응급의료, 소아·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2028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에서 1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의료진 부족과 응급실 과밀화, 중증환자 치료 접근성 저하 등 한국 의료체계가 겪어온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9월 1일부터는 3대 혈액암 중 하나로 꼽히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라투무맙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기존에는 투여 1차와 4차 이상 단계에서만 급여가 인정됐으나, 이번 조치로 2차 이상 단계에서도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해당 단계 환자의 연간 투약 비용은 약 8320만원에서 본인부담 5% 기준 약 416만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내다봤다. 이 결정 역시 2026년도 보험료율을 정한 것과 같은 8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함께 의결됐다.
희귀질환 지원과 소득 정산제도도 함께 확대
올해 들어서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넓히는 제도 변화도 잇따랐다.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의 대상 질환은 기존 1272개에서 66개가 늘어난 1338개로 확대됐고, 지원 대상 소득 기준도 기준중위소득 120%에서 140%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더 많은 희귀질환 환자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료 소득조정·정산제도의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종전에는 사업소득과 근로소득만 조정 대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이자·배당소득과 연금소득, 기타소득까지 조정 신청이 가능해졌다. 또 소득이 줄어든 경우뿐 아니라 늘어난 경우에도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소득 수준에 더 가까운 보험료 산정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2026년도 요율 인상이 그간의 동결 기조에 따른 재정 부담을 일부 해소하는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고령화 가속화와 의료비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에도 완만한 인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한편,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년에 걸친 동결과 뒤이은 인상 결정은 국민 부담 완화와 의료개혁 추진이라는 두 과제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균형점을 모색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