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의 20세 선발투수 최민석이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5이닝 2실점으로 버티며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경기 결과에 따르면 두산은 장단 11안타를 앞세워 한화를 9-6으로 꺾었고, 최민석은 10승 3패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데뷔 2년 차 투수가 네 번째 도전 끝에 두 자릿수 승리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최민석의 투구 내용이 압도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안타 6개와 사사구 2개를 허용했고 삼진은 3개였다. 주자가 쌓이는 상황에서도 실점을 2점으로 제한했고, 타선과 불펜은 마지막까지 3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양 팀이 홈런 3개를 포함해 모두 22안타를 주고받은 난타전에서 선발승 요건을 확보했다는 점은 그의 위기관리 능력과 두산의 팀 지원이 함께 만든 결과로 평가된다.
네 번째 도전에서 넘어선 ‘아홉 수’
이번 10승은 단순히 승리 하나를 추가한 기록이 아니다. 최민석은 앞선 세 차례 도전에서 10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9승 이후 다음 숫자를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경기장 전광판에 자신의 성적이 표시될 때마다 부담을 떨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젊은 선수가 기록을 앞에 두고 겪는 심리적 압박이 실제 경기 운영의 조급함으로 연결됐다는 솔직한 고백이다.
최민석은 경기 뒤 “10승도 9승에서 1승을 더하는 것이고, 1승에서 2승으로 가는 것과 똑같다”고 밝혔다. 논리적으로는 모든 승리가 같은 한 경기의 결과지만, 두 자릿수라는 상징이 마음속에서는 다르게 작용했다는 뜻이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의식했고, 그것 때문에 조금 급했던 것 같다”며 “잘 이겨내서 좋다”고 말했다. 기록을 부정하기보다 부담의 존재를 인정하고 결국 통과했다는 데 이번 승리의 의미가 있다.
특히 네 번째 기회에서 초반부터 완벽한 투구만을 고집하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한 과정이 눈에 띈다. 안타와 사사구가 이어져도 경기를 한 번에 내주지 않았고, 5이닝 동안 선발투수의 역할을 수행했다. 화려한 삼진 행진보다 무너지지 않는 운영으로 승리의 토대를 놓았다. 대단한 기록은 언제나 완벽한 경기에서만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날에도 필요한 결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20세 투수의 10승, 두산 선발진에 더해진 무게
최민석은 이번 승리로 팀 최연소 시즌 10승 기록을 세웠다. 20세의 데뷔 2년 차 선수가 시즌 10승과 다승 공동 선두를 동시에 차지했다는 점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승리는 투수 혼자 만드는 기록이 아니지만, 정규시즌 동안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고 그 경기들을 팀 승리로 연결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한 번의 폭발적인 호투보다 반복되는 등판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자릿수 승리의 가치가 크다.
이날 두산 타선은 9점을 뽑아 최민석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화가 7회 페라자의 시즌 19호 솔로 홈런과 노시환의 시즌 24호 2점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두산은 점수 차를 지켰다. 마무리 과정에서는 이영하가 시즌 18세이브를 기록했다. 선발이 최소한의 버팀목을 세우고 타선이 득점하며 불펜이 승리를 닫는 구조가 완성됐고, 그 결과 최민석의 기다렸던 10승도 지켜졌다.
13일 경기 종료 기준 두산은 54승 46패 4무, 승률 0.540으로 4위에 자리했다. 3위 LG 트윈스와는 1.5경기 차이고, 5위 KIA 타이거즈에는 0.5경기 앞서 있다. 순위표가 촘촘한 상황에서 한 경기의 승패는 팀의 위치를 곧바로 바꿀 수 있다. 이런 경쟁 구도 속에서 최민석이 선발 등판한 경기를 승리로 연결한 것은 개인 기록을 넘어 두산의 순위 싸움에도 실질적인 힘이 됐다고 분석된다.
조급함을 다스린 고백이 보여준 성장
경기 뒤 최민석의 말은 자신의 투구를 포장하는 승리 소감과 거리가 있었다. 그는 기록을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전광판의 숫자를 보면 어쩔 수 없이 의식했다고 인정했다. 외부의 기대보다 스스로 세운 기준이 더 큰 압박이 될 수 있는 젊은 선수에게, 그 감정을 정확히 언어로 설명했다는 점도 성장의 한 장면으로 읽힌다. 기록 달성의 환호와 함께 과정에서 무엇이 자신을 흔들었는지 돌아봤기 때문이다.
투수가 조급해지면 타자와의 승부를 빠르게 끝내려 하거나 불리한 흐름을 한 번에 뒤집으려는 선택을 하기 쉽다. 최민석의 발언은 이날 특정 투구 하나를 설명한다기보다 9승 이후 세 번의 도전과 네 번째 등판까지 이어진 심리 변화를 압축한다. 결국 그는 숫자를 완전히 잊어서가 아니라, 숫자를 의식하는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고비를 넘었다. 이번 경험은 앞으로 또 다른 기록과 중요한 경기에서 평정심을 찾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공동 선두보다 더 기대되는 다음 장면
최민석은 10승 3패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그러나 지금 더 주목할 부분은 선두라는 현재 위치만이 아니다. 세 차례 실패 뒤에도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라 결과를 만들었고, 만족스럽지 않은 내용 속에서도 팀이 이길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버텼다는 점이다. 어린 선발투수가 기록의 압박, 경기 중 위기, 상대의 추격을 한꺼번에 경험한 뒤 승리를 얻은 것은 그 자체로 값진 자산이다.
두산 팬들에게 이번 밤은 새로운 선발투수의 가능성을 확인한 환호의 순간이다. 한국 프로야구를 처음 접하는 글로벌 독자에게도 20세 투수가 부담을 솔직히 인정하고 네 번째 도전에서 팀 최연소 10승을 이룬 이야기는 흥미롭다. 숫자 앞에서 흔들리고도 다시 자신의 공을 던져 역사를 만든 최민석의 장면은, 언어와 리그를 넘어 스포츠가 사랑받는 이유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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