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이 입단 후 첫선을 보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이하 AT마드리드)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이하 맨시티)에 역전패당했다.
AT마드리드는 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만 16세 수비수 호르헤 도밍게스의 선제골로 앞섰으나, 후반 들어 오마르 마르무시가 두 골, 라얀 아이트누리가 쐐기골을 몰아넣은 맨시티에 1-3으로 무릎 꿇었다.
5만78명 앞에서 치른 데뷔전
킥오프 시간 3시간여 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에는 양 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북적거렸다. 이강인의 영문 이름과 함께 큼지막하게 새 등번호 ‘7’이 박힌 AT마드리드의 붉은 줄무늬 유니폼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경기장엔 5만78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이 킥오프 10분 전 손을 흔들며 등장하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벤치에 앉은 그는 본부석 쪽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팬들을 위해 뒤 돌아 인사하기도 했다. 전반 막판 도밍게스가 선제골을 넣었을 때보다 벤치에서 박수치며 좋아하는 이강인을 카메라가 비췄을 때 경기장은 더 시끄러웠다.
후반 19분 투입, 크로스와 프리킥
이강인은 팀이 1-2로 역전당한 후반 19분 투입돼 AT마드리드 데뷔전을 치렀다. 투톱 공격진의 하나로 최전방에 배치된 그는 후반 20분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시작으로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후반 물 보충 휴식 뒤엔 오른쪽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서 왼발 직접 슈팅으로 맨시티 골문을 노렸다.
후반 31분에는 온더볼 상황에서의 첫 슈팅이 나왔다. 왼쪽에서 넘어온 컷백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한 것이 골대 밖으로 벗어났다. 이강인 투입 이후 AT마드리드는 득점은 하지 못하고 한 골을 내줬다. 이강인으로서는 자신의 장점을 적잖게 보여준,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그는 좀처럼 공을 빼앗기는 법이 없었고, 그라운드 위 누구보다도 공 간수 능력이 좋아 보였다. 패스는 대부분 동료의 발 앞으로 배달됐다.
그리에즈만의 7번과 한글 이름 유니폼
AT마드리드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어온 이강인과 2031년 6월 30일까지 계약했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이적료는 3천500만유로이며 옵션으로 500만유로가 더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상징과도 같은 앙투안 그리에즈만(올랜도 시티)이 달았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이강인은 ‘강인’이라는 한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AT마드리드 팬들에게 첫인사를 했다. 이날 양 팀 선수들은 자신의 성(姓)을 한글로 새긴 유니폼을 입었다.
병역 특례 절차로 늦어진 합류
AT마드리드와 맨시티의 매치업이 발표된 건 6월 22일이다. 이후 7월 25일 이강인의 AT마드리드 입단 ‘오피셜’이 뜨면서 이 경기는 한국 축구 팬들에게 ‘유럽 빅클럽 간 친선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뒤 서울에서 개인 훈련을 해온 이강인은 당초 AT마드리드와 계약 성사 뒤 마드리드로 건너가 팀에 합류할 계획이었으나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받은 병역 특례에 따른 행정 절차를 밟느라 늦어졌다. 결국 AT마드리드가 이번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하면서 팀 합류가 이뤄졌다.
맨시티는 방한 2연승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AT마드리드는 최전방에 카를로스 마르틴과 아데몰라 루크먼을 세우고 미드필드에는 로드리고 멘도사, 오베드 바르가스, 모르텐 율만, 코케를 배치했다. 포백 수비는 다니 마르티네스, 다비드 한츠코, 로뱅 르노르망, 도밍게스가 맡았고 골문은 얀 오블라크가 지켰다.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지휘하는 맨시티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활약한 엘링 홀란, 로드리 등 일부 주축 선수들이 방한하지 못했으나 가용 자원 중에서는 정예로 맞섰다. 2023년 방한 경기에서 AT마드리드에 2-1로 졌던 맨시티는 3년 만의 재대결에서 승리했고,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팀 K리그’를 3-1로 꺾은 데 이어 방한 경기를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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