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025년 9월 26일 본회의를 열고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10월 13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간 정치적 대치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재석 의원 180명 가운데 찬성 174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된 이번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해 기소를 전담하는 공소청과 수사를 전담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을 새로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표결은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무제한 토론, 즉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오후 6시 58분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고 곧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이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혀온 반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식이 형사사법 체계의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은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6년 9월 폐지되며, 그 자리를 기소 기능을 담당하는 공소청과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대신하게 된다. 1948년 개청 이후 78년 만에 검찰청이라는 조직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적 변화인 만큼, 세부 시행령과 후속 법령 정비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국정감사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 폐지 방침은 이번 표결로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검찰 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왔으며, 지난 6월에는 정부 차원에서 2026년 검찰청 폐지 방안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는 그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온 검찰 개혁 구상이 입법 단계에서 실제로 확정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국정감사 일정과 상임위별 쟁점
국회는 여야 협의를 거쳐 국정감사를 10월 13일부터 11월 6일까지 약 3주간 실시하기로 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른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 후속 시행령 정비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을 둘러싸고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국민의힘과 확장 재정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사이에 이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등 민생 관련 상임위에서도 부동산 정책과 의료 개혁 후속 조치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국정감사 일정 조율 과정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정책 성과를 알리는 데 감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한 정부·여당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안 처리 시한과 향후 정국
헌법 제54조 2항은 정부가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이를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6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12월 2일이며, 국정감사 이후 남은 기간 동안 예산 심의를 마무리해야 하는 일정상의 제약이 여야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청 폐지법 통과를 계기로 국정감사 기간 여야 간 공방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공소청 관련 감사와 기획재정위원회의 예산안 심사가 맞물리면서, 국정감사 결과가 연말 예산안 처리 협상 국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여야가 정책 대안 경쟁을 통해 생산적인 국회 운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정쟁이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까지 이어질지는 향후 국정감사 진행 과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는 매년 정기국회 기간 상임위원회별로 소관 행정부처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정 전반을 점검하는 감사를 진행한다. 올해는 검찰청 폐지라는 정부 조직 개편이 국정감사 직전에 확정된 만큼,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에서 후속 조치의 구체적 이행 계획을 놓고 여야 간 검증이 예년보다 한층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