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일 한자리에 모여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국정과제와 22대 후반기 국회 운영 전략을 논의했다. 워크숍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증폭되는 시점과 맞물린 만큼 민주당은 당·정·청 ‘원팀’을 내세우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전열 정비에 집중했다.
한성숙 총리와 강훈식 비서실장도 참석해 당·정·청 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 행사장에는 민주당 의원들 외에 한성숙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정을호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자리했다.
인사말에 나선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자리의 성격을 규정했다. 그는 “오늘은 당·정·청이 하나 돼서 집권여당의 책임을 되새기고 차질 없이 민생 입법 완수를 다짐하는 자리”라고 했다. 목표 시점도 못 박아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입법을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해 국회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도 “이런 과제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당·정·청과 국회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절체절명의 시기에 유능한 정부로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한 총리가 취임 후 민주당 공식 행사에 처음 참석한 만큼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았다.
당권 주자 세 명이 앞줄에 나란히 앉아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시선이 쏠린 쪽은 따로 있었다. 당권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여온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이 단상 맨 앞줄에 지도부와 나란히 앉았다. 가장 먼저 도착한 송 의원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고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도 입장해 자리를 돌며 일일이 인사했다.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은 포옹하듯 인사했고, 정 전 대표와 송 의원은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했다.
한 직무대행의 인사말이 시작된 뒤에도 이들을 향한 플래시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자 한 직무대행은 “제게도 관심 좀 가져달라. 모든 카메라가 이쪽(지도부석)에 집중돼있다”며 “계속 이러면 제가 그쪽으로 가서 인사말을 하는 수가 있다”고 농담을 던졌고 셋은 웃음을 터뜨렸다.
‘일하는 국회’ 손팻말을 들었고, 비공개 세션에서 입법과제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일하는 국회’, ‘민생·경제·성장’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민생 안정 민주당이 합니다’, ‘경제 안정 민주당이 합니다’, ‘일하는 민주당’ 같은 구호도 나왔다.
기념 촬영 뒤 비공개로 이어진 행사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집권 2년 차 국정기조 및 국정운영 방안’을 주제로 강의하며 민주당에 “대체불가한 정당이 되라”고 당부했다. 후반기 국회 운영을 논의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운영 기조와 방안을 발표했고,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집권 2년 차 주요 입법과제를 소개했다. 마지막 순서인 당·정 협의에서는 각 상임위원회 위원과 국무위원들이 섞여 분임 토론을 한 뒤 상임위별로 결과를 발표했다.
법사위 분임토론의 주제는 보완수사권 폐지 후속 조치였다
분임토론 가운데 하나에서는 이른바 ‘검찰개혁’의 마지막 과제인 보완수사권 문제가 다뤄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경찰의 수사 실효성 제고를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후속 조치’ 쟁점을 소개했다고 한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고발인에게 이의 신청권을 부여할지, 부여한다면 어떤 방식이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는 데에는 당내 공감대가 대체로 형성됐다는 판단 속에 구체적인 부여 방식을 협의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고, 이를 위해 검찰과 경찰, 변호사 등 형사사법 실무자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련하자는 의견도 오갔다.
참석자 한 명이 통화에서 전한 분위기는 두 갈래였다. 그는 “법안 추진에 더 속도를 내자는 게 (공통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도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중론도 있다. 최근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는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했을 때의 부작용을 면밀히 고려해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도 맞물려 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내주 김용민 의원 등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법사위 상정을 예고한 가운데, 원내지도부와 법사위가 긴밀히 협의해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병도 직무대행은 전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시대적 과제를 빈틈없이 완수할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겠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형사사법 시스템 구축’에도 방점을 뒀다. 법사위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함께 배임죄 폐지법, 집단소송법, 반인권적 국가범죄 시효 특례 법안,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은 낙태죄를 폐지하는 법안도 중점 법안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