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제 개편안 입법 예고 후 의견을 수렴하는 가운데 부동산 세제는 공제 방식, 세율 등 큰 틀은 정부안을 유지해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심층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연간 납입 한도 이월과 계약기간을 핀셋 손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입법 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 등을 토대로 세제 개편안의 주요 쟁점별 수정 필요 사항을 들여다보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보완한 세제개편안을 다음달 3일 안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부동산 세제 기본 틀 유지…비거주 예외는 시행령으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는 세 부담 증가, 부부 공동명의 문제, 비거주 예외 요건 등을 중심으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공제 방식이나 세율 등 정부안의 기본 틀은 유지한 채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고, 세부 쟁점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안은 종부세율 인상 효과가 반영되도록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기로 했다. 수도권 지역구를 중심으로 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증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세 부담 상한선을 150%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부부 공동명의의 경우 세제 혜택 등을 따져 납세자가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1세대 1주택자 특례를 신청하면 단독 명의와 같이 종부세 기본공제 12억원(개편 시 14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거주 예외 사유는 국회 의결이 필요 없는 시행령 사항인 만큼, 손주 돌봄이나 자녀 교육 등 입법 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사례 가운데 일부를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민석 신임 민주당 대표 선출…수정 폭 주목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을 강화하는 정부안에 부정적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7일 선출되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개편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세 보유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종부세 기본공제를 실거주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완화하되 비거주는 9억원으로 강화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SNS에서 “양도세에 있어 1주택 비거주자의 보유 공제를 폐지하는 것은 시가 12억원 이상 1주택 비거주자들에게는 사실상 증세인 면이 있다”며 “임차인 퇴거 강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종부세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해도 공시가격 상승으로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자연 증가하므로, 실거주자의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으로)만 개선해도 어떨까 한다”고도 했다. 또 “실거주이든 비거주이든 부부 공동명의가 단독명의에 비해 차별화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65세 이상 지방 이주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토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강성훈 한양대 교수는 “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과 실거주 주택을 세제에서 동일하게 취급하기는 어렵다”며 “일부 부작용을 이유로 개편안을 원점으로 되돌리기보다는 세 부담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등 시장 충격을 줄이는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 구민 의견 모아 정부에 전달
서울 서초구는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한 구민 의견을 취합해 재정경제부에 전달한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오랜 기간 한 주택에 거주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세금 부담과 재산권에 대한 우려와 불안,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고 중앙정부에 전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구민들은 19일까지 서초구 웹사이트 창구나 구 재산세과, 동주민센터를 통해 의견을 낼 수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구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중앙정부에 충실히 전달하고, 세제개편 내용과 세금 부담 변화를 정확하고 알기 쉽게 안내해 구민들이 변화된 세제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ISA 납입 한도 이월·계약기간 손질 검토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연간 납입 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납입기간을 최대 10년으로 제한했다. 기존 ISA에도 이월 불가와 납입기간 제한(5년)을 뒀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에게 불리하고 장기투자와 복리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기존대로 납입 한도를 이월할 수 있게 하고 계약기간도 사실상 무기한 연장이 가능하도록 수정하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ISA의 투자 대상에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달라는 요구는 수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안상 일반 ISA의 총 납입 한도는 1억원, 생산적 금융 ISA는 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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