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025년 10월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강하게 항의했다. 장 대표는 이번 체포를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직권남용으로 규정하며,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의 체포 집행이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체포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김현지를 둘러싼 논란에서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10월 2일 새벽 자택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근거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체포 혐의의 핵심은 이 전 위원장이 직무정지 상태였던 2024년 9월부터 10월까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4곳에 출연해 특정 정당에 반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경찰은 “8월 12일부터 9월 19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으나 피의자가 출석에 불응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진숙 전 위원장이 국회 필리버스터 참석으로 출석이 불가능했고 이를 사전에 통보했음에도 경찰이 이를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김현지 논란과 맞물린 국민의힘의 주장
국민의힘이 이진숙 전 위원장 체포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내세운 핵심 논리는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김현지를 둘러싼 논란과 맞닿아 있다. 김현지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수십 년간 보좌해온 최측근으로, 지난 9월 29일 총무비서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국회 출석 요구를 피하기 위한 인사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후 학력과 경력이 공개되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아 이른바 비선실세 논란으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요건도 갖추지 못한 체포가 추석 명절 바로 앞에 이토록 모질게 집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경찰이 이진숙 전 위원장이 제출한 정당한 불출석 사유서를 누락시킨 채 체포영장을 신청했다면 이는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추석 명절을 앞두고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논란을 덮고 추석 밥상의 화제를 이진숙 체포로 돌리기 위한 전례 없는 수사 기록 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경찰과 검찰, 법원을 상대로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숙 전 위원장의 변호인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경찰이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것이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핵심 쟁점이다.
체포 경위와 법원의 석방 결정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024년 7월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임명 직후 청문회에서 법인카드 개인 사용 등의 논란이 불거졌고, 임명 이틀 만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2025년 1월 23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복직했다.
경찰은 이진숙 전 위원장이 직무정지 상태에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특정 정당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진숙 전 위원장은 체포 직후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고, 서울남부지방법원 김동현 부장판사는 10월 4일 “현 단계에서는 체포의 필요성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석방을 명령했다. 법원은 체포 자체의 적법성은 인정하면서도 지속적인 구금의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체포의 적법성은 인정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석방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대통령이 추석 밥상에 올린 이진숙, 체포적부심은 반드시 인용될 것”이라며 사전에 예상했던 듯한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경찰과 검찰, 법원에 대한 고발 방침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한국 정치권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적 탄압이자 야당에 대한 사법적 공격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대응하고 있으며, 여야 간 대립 구도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검찰청 해체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란과 맞물리면서 정치권의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정치적 상징성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석 연휴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체포영장이 집행됐고, 국민의힘이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논란과 결부시켜 즉각 조직적으로 대응한 점은 이 사건이 향후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야 간 신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국회 운영과 주요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강한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