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2025년 AI 투자 700억달러 안팎으로 확대…빅테크 기술 패권 경쟁 가속
메타가 2025년 인공지능(AI) 분야 자본지출(CapEx) 전망치를 연초 600억달러대에서 660억~72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90조원에서 100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 빅테크들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와 맞물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한층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메타는 지난 1월 2025회계연도 자본지출 전망치를 600억~650억달러로 처음 제시한 뒤,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이를 상향 조정했다. 7월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메타는 연간 자본지출 전망치를 660억~72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과 데이터센터 등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와 공개 발언을 통해 AI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는 지금과 같은 기술 전환기에는 과소 투자보다 과잉 투자의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을 밝히며, 닷컴 버블 당시의 통신 인프라 투자가 결과적으로 이후 인터넷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
메타의 투자 확대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지출 계획과 맞물려 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2025년 자본지출 전망치를 당초 750억달러에서 850억달러로 상향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2025회계연도에 900억달러 이상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 역시 AWS를 중심으로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생성형 AI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메타는 자체 개발한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 라마(Llama)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한편, 새롭게 신설한 AI 조직을 통해 차세대 모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문제도 부상
이처럼 대규모 자본지출이 데이터센터 신설과 확장에 집중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전력 수급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연산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원자력발전소와의 전력 구매 계약, 자체 재생에너지 시설 구축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메타 역시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의 전력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방정부 및 에너지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기업들의 대응
글로벌 빅테크의 공격적인 AI 투자에 대응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반도체(DS) 부문 설비투자로 40조원 이상을 책정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0조원에 육박하는 설비투자 계획을 밝혔다. 두 회사 모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용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투자 규모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며,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시선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메타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의 잇단 자본지출 확대 발표 이후 일부 투자자들은 지출 속도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가 단기 수익성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향후 실적 발표를 통해 투자 성과가 어떻게 가시화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