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총 2천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짓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사실상 확정하고 미국 정부와 막바지 조율을 벌이고 있다.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발전소는 설비용량 6.3기가와트(GW) 규모로, 가스터빈 발전 1.3GW와 가스복합화력 발전 5GW로 구성되며 총사업비는 198억달러(약 29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한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사업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발전소는 인근에 5GW 규모로 건설이 추진되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장기 전력공급계약을 체결하면 대미투자펀드는 연 5%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시공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설계·조달·시공(EPC)을 맡고, 두산에너빌리티가 발전소에 들어갈 가스터빈을 공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국이 참여할 연간 투자액에는 200억달러의 상한이 설정돼 있어, 첫 사업 규모인 198억달러는 사실상 연간 한도에 근접한 수준이다.
승인까지 남은 절차와 2천억달러 프로젝트의 시금석
이 사업이 대미 투자 1호로 최종 확정되려면 몇 단계 절차가 남아 있다. 먼저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미국 투자위원회에 사업 추진 의사가 전달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확정된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말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 투자 계획은 한국이 연간 200억달러 한도 안에서 총 2천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구조로,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한 공동 설명자료인 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내용이다. 총액뿐 아니라 연간 집행 한도가 함께 설정된 만큼, 전체 계획은 여러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검토하고 실행하는 장기적 틀로 해석된다.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은 그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후 프로젝트의 심사와 조율 방식을 가늠할 시금석으로 평가된다.
에너지·통상 라인의 연쇄 협의 결과
이번 사업 윤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잇단 방미 협의 결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하고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다음 날인 24일에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조선·반도체·항공 등 산업협력 방안과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세부 추진 방안을 집중 협의했다.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사업이 안정적으로 구체화되면 총 2천억달러 계획의 집행 경로와 양국의 역할 분담을 보여주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 심의와 미국 투자위원회 통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라는 절차가 아직 남아 있어 사업 규모나 참여 기업 구성이 이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발전소 건설이 실제로 확정되면 국내 건설사와 발전설비 업체들의 수주 낙수효과도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