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안전 논란, 강바닥 걸림 사고 반복으로 운행 중단 요구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강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에서 강바닥 걸림 사고가 반복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25년 9월 정식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는 두 달여 만에 강바닥이나 이물질에 닿는 사고가 15차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11월 들어 집중되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운행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잠실선착장 인근 좌초, 승객 82명 구조
가장 심각한 사고는 지난 11월 15일 오후 8시15분쯤 발생했다. 잠실행으로 운항 중이던 한강버스 102호선이 잠실선착장 인근 수심이 얕은 지점에서 강바닥에 걸려 멈춰 섰다. 당시 배에는 승객 82명이 타고 있었다. 서울시는 사고 직후 한강경찰대와 수난구조대, 서울시 한강본부에 상황을 전파했고, 구조정을 투입해 오후 9시18분 승객 전원을 잠실선착장으로 이송했다. 사고 발생부터 구조 완료까지 약 1시간이 걸렸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원인은 처음에는 수중 장애물이나 퇴적물 접촉으로 추정됐으나, 다음 날 서울시는 항로를 표시하는 등화가 꺼져 있어 선장이 이를 오인해 정해진 항로를 벗어나 수심이 얕은 구간을 지나간 것이 원인이라고 확인했다. 사고 발생 시각이 해가 진 뒤인 오후 8시대였던 만큼, 야간 항로 표시 시설의 관리 부실이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서울시는 사고 직후 한강경찰대와 수난구조대를 현장에 투입해 승객 전원을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9월 이후 15차례 걸림 사고, 조타장치 고장도 반복
서울시와 한강버스 운영사에 따르면 한강버스가 강바닥이나 이물질에 닿은 사례는 9월 운항 개시 이후 총 15차례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3차례는 11월 7일 이후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운영사 측은 겨울철 갈수기가 겹치면서 한강 수심이 예상보다 낮아진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바닥 걸림 사고 외에도 조타장치 관련 고장이 반복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9월 22일에는 우측 방향타 고장으로 선박이 약 20분간 멈춰 서는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인 9월 말에도 구명설비 미비와 화장실 역류, 전기장비실 개방 등 기본적인 안전·관리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한 달가량 운항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서울시 부분 운항 전환, 정치권서도 중단 요구
잇따른 사고에 서울시는 한남대교 상류 전 구간의 운항을 중단하고, 마곡과 망원, 여의도를 잇는 하류 구간만 부분적으로 운항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수심이 얕은 취약 구간에 대한 정밀 측량과 준설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한강버스 사업에서 총체적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며 운행 전면 중단을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한강버스 운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무승객 시범운항으로의 전환 등 서울시의 대응이 시민 안전을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전성 논란 속 재개 시점 불투명
한강버스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으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은 별다른 고장이 없다며 11월 초 정식 운항 재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강버스는 지난달 한 차례 전면 운항 중단을 거친 뒤 승객을 태우지 않은 상태로 300회 이상의 성능 안정화 시범운항을 진행했고, 11월 1일부터 정식 운항을 재개했다. 그러나 재개 보름여 만에 잠실선착장 사고가 발생하는 등 강바닥 걸림 사고가 다시 반복되면서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강의 수심이 계절에 따라 크게 변동하고 교각이나 침적물 등 수중 장애물이 많아 정기적인 수심 측량과 항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취약 구간에 대한 안전 조치를 마무리하는 대로 순차적으로 운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전 구간 정상화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서울시가 내놓을 안전 대책의 실효성이 한강버스 사업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