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 정부 승소 확정…4천억원 배상 책임 소급 소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2025년 11월 18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펀드가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사건에서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취소위원회는 2022년 8월 31일 중재판정부가 내렸던 약 2억1650만달러, 원화로 약 4000억원 규모의 배상 판정을 전부 취소했다. 이로써 2012년 론스타가 제소하며 시작된 13년간의 국제 법적 공방이 한국 정부의 승리로 최종 마무리됐다.
취소위원회 판정의 경위와 근거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다. 론스타 측은 매각 과정에서 한국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 등 부당한 개입으로 손실을 입었다며 2012년 ICSID에 47억달러, 약 6조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ISDS 절차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ICSID 중재판정부는 2022년 8월 31일 판정에서 청구액의 일부만 인정해 한국 정부에 2억1650만달러와 이에 대한 이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론스타가 청구한 금액의 약 5퍼센트 수준이었지만, 원금과 이자를 합치면 원화로 약 4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어서 한국 정부에는 상당한 재정 부담이었다.
정부는 이 판정에 불복해 ICSID에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3년에 걸친 취소 절차 끝에 나온 이번 결정에서 취소위원회는 원 중재판정부가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취소위원회는 중재판정부가 한국 정부의 행위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로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간에 별도로 진행된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을 그대로 인용했는데, 정작 한국 정부는 해당 ICC 절차의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해 다툴 기회를 전혀 부여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제 중재의 기본 원칙인 적법절차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 게 취소위원회의 결론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ICSID 역사상 여덟 번째 전부 취소 사례이며, ICSID 취소 인용률이 2퍼센트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완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대응과 향후 전망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이번 결정을 직접 발표하며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승소를 결정해 4000억원의 배상 책임이 소급 소멸됐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취소 결정으로 원 판정에서 인정됐던 배상 원금과 이자 지급 의무가 소급적으로 모두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취소위원회로부터 론스타가 취소 절차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지출한 소송비용 약 73억원을 30일 이내에 지급하라는 결정도 함께 받아냈다.
이번 결정으로 정부는 4000억원대 배상금 지급이라는 재정 부담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조치가 절차적으로 문제 삼을 근거가 없었다는 점도 대외적으로 확인받은 셈이 됐다. 다만 론스타 측이 이번 취소 결정에 불복해 추가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은 남아 있어, 완전한 사건 종결 여부는 향후 몇 개월간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번 사례를 향후 다른 국가와의 투자 분쟁 대응 과정에서 정부의 절차적 권리를 보다 철저히 주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국제 투자 분쟁 전문가들은 이번 판정이 투자자-국가 분쟁 절차에서 피소국의 적법절차상 권리가 실제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각국 정부의 ISDS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