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 AI 데이터센터 KT와 협의…춘천은 신세계 투자 검토

강원도, 원주 AI 데이터센터 KT와 협의…춘천은 신세계 투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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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원주와 춘천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를 놓고 KT·신세계와 투자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원주·춘천까지 넓어진 강원의 AI 인프라 구상

원주에 건립하려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는 KT와 협의하고 있다. 춘천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에서는 신세계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두 사업 모두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다. 우 지사는 추가로 진전되는 사안이 생기면 공개하겠다며 협의와 확정을 명확히 구분했다. 기업의 관심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사업 조건과 제도 협의가 구체화된 뒤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미 동해에서 GS와, 강릉에서 SK와 각각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원주와 춘천 협의까지 현실화하면 도내 여러 도시를 연결하는 데이터센터 투자 구상이 형성된다. 특정 지역에 하나의 대형 시설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도시의 사업 여건과 참여 기업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강원도가 인공지능 산업의 기반 시설을 지역 성장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데이터센터의 숫자보다 투자 구조에 있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용하는 계산 자원과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반 시설이다. 그러나 시설이 지역에 들어온다는 사실만으로 산업 생태계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원도는 이를 의식해 기업 간 협력, 지역 인재의 취업, 계열사와 협력기업의 후속 투자까지 유치 전략에 포함했다. 단순한 건설 사업보다 장기적인 산업 연결망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단독 투자보다 국내외 기업 연계를 우선

우 지사는 강원도에 투자를 타진하는 사업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국내 대기업과 해외 대형 기술기업의 공동 투자, 해외 기업의 직접 투자, 해외 수요처를 확보한 투자펀드다. 이 가운데 강원도는 국내 대기업과 해외 대형 기술기업이 연계하는 사업을 우선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자본을 배제하는 접근이 아니라 국내 산업과의 접점을 투자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국내 대기업의 참여를 우선하는 이유로는 지역 기업과의 상생, 후속 투자 가능성, 고용 연계가 제시됐다. 우 지사는 국내 대기업이 참여하면 강원지역 기업과 상생 협약을 맺고 지역 인재의 취업을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집단의 계열사나 협력기업이 추가로 강원도에 투자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한 곳의 투자액보다 그 주변에 어떤 기업 관계가 만들어지는지를 중시한 판단이다.

이 전략은 지역이 대형 기술 시설의 입지만 제공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강원지역 중소·중견기업이 데이터센터 참여 기업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 투자 효과가 지역 안에서 이어질 여지가 커진다. 다만 상생 협약과 취업 연계, 후속 투자는 현재의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강원도가 제시한 유치 방향과 기대 효과다. 실제 성과는 향후 투자 구조와 기업 참여 방식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춘천 클러스터의 관건은 기업 선정 제도

춘천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에서는 투자 의향만큼 기업 유치 방식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우 지사에 따르면 현행 국토교통부 고시는 복수의 기업이 입주를 희망하면 추첨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투자 조건을 검토해 장기간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대기업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강원도의 판단이다.

강원도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기업을 심사해 선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투자 규모만이 아니라 지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 인재 채용 연계, 추가 투자 효과를 함께 살필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읽힌다. 다만 제도 개선은 아직 협의 중이다. 선정 방식이 실제로 변경됐거나 특정 기업의 입주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 대목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부지 제공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방정부가 원하는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지, 기업이 투자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지에 따라 협상의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 강원도가 국내외 기업의 연계와 지역 파급 효과를 강조하는 만큼,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선정 절차도 유치 전략과 맞물려야 한다. 제도와 투자 모델이 함께 정비돼야 구상이 실행력을 얻는 셈이다.

시설 유치를 넘어 지역 AI 생태계로

우 지사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강원지역 중소·중견기업이 협력 관계를 만들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원주·춘천·동해·강릉에서 진행되는 논의를 하나의 방향으로 묶는다. 기업 이름이나 시설 위치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기업과 인재가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단계에서는 확정된 사업과 협의 중인 사업을 구별해 볼 필요가 있다. 원주의 KT 협의와 춘천의 신세계 투자 검토는 가능성이 확인된 단계지만 최종 결정은 아니다. 동해의 GS, 강릉의 SK 관련 사업도 강원도가 건립을 추진 중인 사안으로 제시됐다. 따라서 이번 발표의 의미는 완성된 투자 지도를 공개한 데 있지 않다. 국내 대기업과 해외 기술기업, 지역 중소·중견기업을 연결하는 유치 원칙을 구체화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향후 관전점은 기업별 협의가 실제 투자로 진전되는지, 춘천 클러스터의 선정 제도가 조정되는지, 지역 기업과 인재를 연결하는 조건이 사업 구조에 반영되는지다. 이 세 요소가 맞물리면 강원의 데이터센터 구상은 개별 시설 유치를 넘어 지역 산업 기반을 넓히는 전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세계 독자에게도 이번 움직임은 한국의 인공지능 인프라 경쟁이 대도시의 기술기업뿐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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