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9월 8일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돼 국민 세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내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고 2029년에는 1362조5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전망치인 926조5000억원 대비 4년 만에 약 436조원 늘어나는 규모로, 한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적자성 채무는 추가경정예산 기준 92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15조2000억원보다 111조3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적자성 채무는 국채 등 대응 자산 없이 발행되는 부채로, 일반회계 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대표적 사례다. 자산과 짝을 이뤄 발행되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적자성 채무는 미래 세대가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실질적인 국가 부채로 분류된다.
매년 100조원씩 증가하는 국가 부채
정부 계획을 연도별로 보면 적자성 채무는 2026년 1029조5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한 뒤 2027년 1133조원, 2028년 1248조1000억원, 2029년 1362조5000억원으로 해마다 100조원 이상씩 늘어난다. 연평균 증가액은 약 109조원에 달해, 한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상당한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높아진다. 지난해 69.4%였던 비중은 올해 71.1%로 오른 데 이어 내년 72.7%, 2027년 73.9%, 2028년 75.0%, 2029년 76.2%까지 상승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의 재정 운용이 점점 더 국채 발행, 즉 미래 세대의 세금에 의존하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잠재 채무까지 더하면 2000조원 근접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직접 갚아야 하는 채무는 아니지만 상환 실패 시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잠재적 부담, 이른바 잠재 채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보증채무는 올해 16조7000억원에서 2029년 80조5000억원으로 4년 만에 약 64조원 증가할 전망이며,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도 0.6%에서 2.6%로 높아진다.
여기에 공공기관 부채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공공기관 부채는 2029년 84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정부보증채무와 합친 잠재 채무 규모는 900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2029년 적자성 채무 전망치인 1362조5000억원과 합산하면 정부가 사실상 부담해야 할 재정 규모는 20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70%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국가채무관리계획을 통해 재정건전성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세수 감소와 복지·경기 대응 지출 확대가 맞물리면서 적자성 채무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회는 향후 예산 심사 과정에서 재정준칙 법제화, 지출 구조조정 등 국가채무 관리 방안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