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세 번째 미니앨범 ‘와일드’(WILD)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2024년 데뷔 이후 이 차트에서 처음 차지한 1위다.
빌보드는 차트 예고 기사에서 ‘와일드’가 29일자 ‘빌보드 200’에 1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피비 브리저스의 ‘로스트 위켄드’(LOST WEEKEND)와 스트레이 키즈의 ‘디스 앤드 댓’(THIS & THAT) 등을 제쳤다. 종전 최고 순위는 두 번째 미니앨범 ‘뷰티풀 카오스’가 지난해 기록한 4위였다. ‘와일드’는 앞서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톱 100’에서도 캣츠아이 자체 최고 순위인 2위를 기록했다.
17만 앨범 유닛, 여성 그룹 주간 최고치
‘와일드’는 14일 발매된 뒤 20일까지 미국에서 앨범 유닛 17만장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앨범 판매량이 14만5천장으로 이번 주 ‘톱 앨범 세일즈’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스트리밍 환산 판매량(SEA)은 2만4천500장, 트랙 환산 판매량(TEA)은 500장이었다.
빌보드에 따르면 17만 앨범 유닛은 ‘빌보드 200’이 현재의 앨범 유닛 집계 방식을 도입한 2015년 12월 이후 여성 그룹이 기록한 가장 높은 주간 수치다. 스트레이 키즈의 ‘디스 앤드 댓’은 8만2천장으로 전주보다 두 계단 내려간 3위였다.
2020년 이후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여성 K팝 그룹으로는 블랙핑크의 ‘본 핑크’(Born Pink·2022년), 뉴진스의 ‘겟 업’(Get Up·2023년), 트와이스의 ‘위드 유-스’(With YOU-th·2024년)에 이어 네 번째다. 수록곡 ‘애니멀’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24위로 진입했다.
방시혁·에드 시런이 참여한 앨범
‘와일드’는 내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본능과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캣츠아이를 표현한 앨범이다. 퍼커션을 중심으로 한 팝 사운드, 묵직한 드럼 비트, 재치 있는 가사와 과감한 뮤직비디오가 특징인 ‘후티 프루티’(Hootie Frutti)가 타이틀곡이다. 선공개곡 ‘핑키 업’(PINKY UP)·‘애니멀’(Animal), ‘벨 에어’(Bel Air), ‘댓 웨이’(That Way) 등 5곡이 실렸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팝스타 에드 시런을 비롯해 오머 페디, 블레이크 슬랫킨 등 유명 프로듀서들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빌보드는 ‘와일드’에 대해 “미니앨범 전반에 걸쳐 캣츠아이는 자유, 유혹, 가슴 아픔, 그리고 욕망을 표현했다. 멤버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불과 2년 반 만에 캣츠아이는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던 여섯 명의 소녀에서 팝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평했다.
K팝 시스템을 현지에 옮긴 ‘메이드 바이 코리아’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유니버설뮤직 산하 미국 게펜 레코드가 합작 법인 ‘하이브-게펜 레코드’를 세워 선보인 다국적 걸그룹이다. 소피아(필리핀), 다니엘라·라라·메간(미국), 윤채(한국), 마농(스위스·건강 문제로 그룹 활동 일시 중단)으로 구성됐고, 2023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데뷔 : 드림 아카데미’로 결성돼 이듬해 데뷔했다. 싱글 ‘날리’(Gnarly)와 ‘가브리엘라’(Gabriela)가 ‘핫 100’에 진입했고, 올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신인상 후보에도 올랐다.
인정현 하이브-게펜 레코드 수석 프로듀서는 “캣츠아이는 지역·인종·문화의 장벽을 낮춘 캐스팅과 현지 정서를 반영한 트레이닝을 기반으로 한 그룹”이라며 “음악은 글로벌 청취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팝으로, 퍼포먼스는 K팝의 강점인 수준 높은 댄스 중심으로 각각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규탁 조지메이슨대학교 한국캠퍼스 국제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였다면 캣츠아이는 K팝 트레이닝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지만, 다양한 국적·인종 배경을 갖고 미국 걸그룹의 방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Made by Korea)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들은 스파이스 걸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푸시캣 돌스 이후 한동안 끊긴 영미권 댄스 팝 걸그룹의 계보를 이으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하이브는 같은 방식으로 일본의 앤팀·아오엔, 라틴 아메리카의 산토스 브라보스·로우 클리카 등을 선보였지만, 이 가운데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캣츠아이가 처음이다. 캣츠아이는 다음 달 1일 아일랜드 더블린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를 도는 ‘더 와일드월드 투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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