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에서 8일 치료가 필요한 필리핀 군인 1명을 옮기는 작전을 두고 중국과 필리핀이 다시 맞섰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중국 해경이 물대포를 쏴 작전을 방해했다고 주장했고, 중국 해경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송을 허용하고 지원까지 했다는 입장이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밝힌 지연 경위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해경 함정이 물대포를 쏘는 바람에 이송 작전은 거의 10시간 늦어졌다. 그는 물대포가 필리핀 순찰함의 접근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물줄기가 필리핀 함정을 직접 맞히지는 않았다고 했다.
군인을 옮기는 데는 고무보트가 쓰였고, 필리핀 해경이 보트를 띄운 곳은 약 24㎞ 떨어진 지점이었다. 옮겨진 군인은 지금 안정된 상태로 전해졌다. 타리엘라 대변인은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물대포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불법적”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해경국의 반박
중국 해경국 장뤠 대변인의 발표는 결이 달랐다. 그는 필리핀 해경 4409호 함정이 런아이자오 인근 해역의 좌초 선박에서 부상자 1명을 옮겼다고 밝혔다. 소형 보트를 이용한 이 이송을 중국이 인도주의적 고려에서 즉각 허용했고, 관련 법률과 규정에 따라 필요한 지원도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장 대변인은 필리핀을 향해 “사실을 무시하고 진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송된 사람을 부르는 말도 엇갈렸다. 필리핀 측은 치료가 필요한 군인이라고 했지만, 중국 측 발표에는 ‘환자’ 대신 ‘부상자’라는 표현이 쓰였다.
좌초 군함과 분쟁 해역
이번에 옮겨진 군인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좌초된 군함에서 지내던 병력이었다. 필리핀은 이 암초를 아융인, 중국은 런아이자오라고 부르며, 두 나라가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해역에 있다.
지난 7월 스카버러 암초에서도 물대포
중국 해경의 물대포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필리핀 어민에게 식량과 연료를 전달하던 필리핀 정부 선박들을 향해 중국 해경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 인근에서 이틀 연속 물대포를 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