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A매치 출전 기록을 새로 쓰며 극적인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월 10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136번째 출전을 기록하며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 홍명보 현 감독과 함께 한국 남자 축구 선수 역대 최다 출전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더해 그는 이 경기에서 직접 동점골까지 성공시키며 대기록을 자축했다.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 손흥민의 통산 53호골
경기는 한국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전반 22분 멕시코의 라울 히메네스가 선제골을 넣으며 한국을 압박했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이 아닌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배준호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고, 홍명보 감독은 이를 통해 경기 흐름을 바꾸려 했다.
후반 20분, 한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김문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현규가 헤더로 반대편으로 떨궈주자 손흥민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는 손흥민의 A매치 통산 53호골이자, 자신의 최다 출전 기록 수립을 자축하는 골이었다. 이로써 그는 한국 축구 A매치 최다 득점 1위인 차범근 전 감독의 58골과의 격차를 5골 차로 좁혔다.
손흥민의 동점골 이후 한국은 추가 공세를 이어갔다. 오현규가 한 골을 더 보태며 한때 2-1 역전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멕시코의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최종 스코어는 2-2로 마무리됐다.
아쉬운 막판 실점, 그래도 값진 원정 2연전
승리를 눈앞에 두고 내준 동점골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는 여러 성과를 남긴 경기이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9월 A매치 기간 다양한 전술 실험을 시도했다. 지난 7일 열린 미국과의 첫 번째 원정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둔 데 이어, 멕시코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다수의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팀 전력을 점검했다. 특히 손흥민을 벤치에서 출발시킨 뒤 후반전에 투입한 선택은 대표팀의 전술적 유연성을 보여준 대목으로 평가된다. 이번 원정 2연전에서 대표팀은 1승 1무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손흥민은 최다 출전 기록에 대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그런 기록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많은 팬 분들이 뒤에서 열심히 응원해주신 덕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미국-멕시코 원정 2연전 전반에 대해서도 “경기 결과를 떠나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또 다른 시스템과 플랜으로 훈련한 것을 경기장에서 잘 보여줬다”며 “좋지 않은 컨디션임에도 팀을 위해 하나로 싸워줘서 좋은 원정 경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가대표팀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묻는 질문에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는 꿈을 꾸는 어린아이로 돌아간다”고 답했으며,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서는 “팬들을 정말 많이 생각하고 있다. 항상 팬 분들을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멕시코전은 홍명보 감독 체제 아래 한국 축구의 현재 전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경기였다. 비록 승리로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손흥민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준 90분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0월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팀들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손흥민이 새로 쓴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발판으로, 대표팀이 본선을 향한 전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