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20∼30대 성인의 지방간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대규모 추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하지 않고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지용호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4∼2007년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한국 성인 349만6천144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해 2022년까지 지방간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분석 대상의 62%가 남성, 38%가 여성이었다.
지방간 판정은 혈액과 체형 수치를 합친 점수로 했다
연구팀이 쓴 잣대는 지방간 지수다.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 중성지방,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값을 종합해 0∼100점으로 매긴다. 30점 미만이면 지방간 가능성이 낮고, 30∼59점은 판정이 애매한 구간이며, 60점 이상이면 지방간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하루 20개비 이상 남성 41%, 장기 흡연 여성 55%
남성은 하루 20개비 이상 피운 경우 지방간 위험이 41% 높았고, 10∼19년간 흡연한 경우에도 15% 증가했다. 여성은 94.4%가 비흡연자로 흡연율 자체가 남성보다 훨씬 낮았지만, 10∼19년 흡연군에서는 위험이 55% 늘어 증가 폭이 남성보다 컸다.
이런 연관성은 체질량지수 25 미만이거나 하루 알코올 섭취량 25g 미만인 집단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비만이거나 음주량이 많은 집단에서는 연관성이 약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익숙한 위험 요인이 빠진 자리에서 흡연의 몫이 오히려 선명해진 셈이다.
신현영 교수는 “흡연은 비만이나 음주 여부와 독립적으로 젊은 성인의 지방간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추후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금연정책 수립을 강화하는 데 있어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담배가 간에 지방을 쌓는 경로
연구팀은 흡연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지질대사를 교란해 간 안에 지방이 쌓이도록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전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조직 저산소증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흡연이 내장지방 분포에 영향을 주고, 니코틴에 의한 교감신경 자극이 지방간과 간 섬유화의 진행을 앞당길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자기보고 조사라는 한계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자기보고 방식의 흡연량 조사와 기저 시점 단일 측정에 기반한 만큼 흡연 행태 변화나 과소보고 가능성 같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검진 당시 답변 이후 담배를 끊었거나 더 피운 경우가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용호 교수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공단 검진 데이터 전수 분석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흡연, 비만, 음주 등 생활 습관이 젊은 성인의 간 건강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규명하고 건강검진 단계에서 조기 개입이 가능한 예측 모델과 예방전략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위장병·간장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최근 실렸다. 소화기·간장학 분야 학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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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없고 과음 안해도 담배 피우면 지방간 위험 높아져"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