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수주 급증 속 심각한 인력난 직면

조선업계 수주 급증 속 심각한 인력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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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수주 급증 속 심각한 인력난 직면

한국 조선업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숙련 인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25년 한국 조선업계는 247척, 1160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해 세계시장 점유율 21%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8% 늘어난 수치다. 조선 3사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133척, 181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인 180억5000만 달러를 초과 달성했고, 한화오션은 98억3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은 79억4000만 달러를 수주해 3사 합산 359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조선업 생산 현장의 근로자 수는 오히려 줄어들면서 수주 실적과 인력 사이의 불균형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계의 미충원율은 2024년 15.3%에서 2025년 17.1%로 상승했으며, 미충원 일자리는 약 7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산업 평균 미충원율인 7.7%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협회 회원사를 기준으로 한 생산직 근로자 수는 2023년 8만7601명에서 2024년 7만8141명, 2025년 7만2021명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력 감소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조선업 불황기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 후유증과 청년층의 조선업 기피 현상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세계 신조선 시장에서는 중국이 1421척을 수주하며 1위 자리를 지켰고, 한국은 물량 기준으로 2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미 확보한 일감 규모가 3년치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런 수주 잔량은 조선사들의 실적 안정성에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안정적인 인력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수주 호황과 인력난의 역설

글로벌 해운업계의 탈탄소 전환에 따라 LNG운반선, 가스운반선,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한국 조선업은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용접과 도장, 배관 등 핵심 공정을 담당할 숙련공을 구하기 어려워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다. 숙련 인력이 부족한 현장에서는 도면 오류를 제때 바로잡지 못해 공정이 지연되는 등 인력 공백이 실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이 밀집한 거제와 울산, 통영 등지에서는 조선사와 협력업체들이 제한된 인력을 두고 경쟁하면서 임금 상승 압력도 커지는 추세다.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 급증

인력난을 메우기 위해 조선업계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조선업 내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21년 약 5% 수준에서 최근 20%대 중반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소가 밀집한 거제시의 경우 등록 외국인 인구가 2018년 1만명 아래로 줄었다가 이후 다시 증가해 2024~2025년 사이 1만4000명에서 1만5000명 수준까지 늘었다. 최근 5년 사이 약 3배 증가한 규모다. 이들 상당수는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출신으로 용접과 도장, 비계 작업 등 핵심 공정에 투입되고 있으며, 일부 조선소에서는 용접·도장 파트 반장 상당수를 외국인 근로자가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언어 장벽과 숙련도 편차에 따른 생산성 저하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조선업 용접공과 도장공에 대한 E-7 비자 쿼터 상한을 없애는 등 외국인 인력 도입 문턱을 낮춰왔다. 최근에는 거제시와 울산 동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고용 할당을 조정하고 내국인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용노동부에 건의했으며, 조선산업 인력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룰 조선산업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인력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동화와 로봇 기술 도입을 통해 노동 집약도를 낮추는 전략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책 연구기관이 내놓은 조선산업 인력 관련 보고서는 인구구조 변화와 디지털·AI 전환이 조선업 인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며,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과 근로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이 청년층에게 매력적인 산업으로 탈바꿈하지 않는 한 인력난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선 3사의 수주 잔량이 상당 기간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앞으로 숙련 인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선박 인도 일정 준수와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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