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워싱턴전 시즌 첫 2루타와 볼넷

김하성, 워싱턴전 시즌 첫 2루타와 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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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이틀 연속 살아난 타격감

김하성이 3일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방문경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3안타를 몰아친 데 이어 시즌 첫 장타와 멀티 출루까지 완성하며 반등의 흐름을 이어갔다. 연합뉴스가 전한 경기 기록을 보면 시즌 타율은 여전히 0.120이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나타난 타격 내용은 숫자 이상의 기대감을 키운다.

이날 가장 대단한 장면은 팀이 3-0으로 앞선 7회초 1사에서 나왔다. 김하성은 오른손 투수 맥스 크래닉을 상대로 볼카운트 1볼에서 가운데로 몰린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전 2루타를 만들었다. 타구가 빠르게 외야를 가르는 전형적인 장타는 아니었다. 다소 느리게 좌익수 쪽으로 흐르자 김하성은 타격 직후 전력으로 질주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를 먼저 점령했다. 타격 판단과 주루 의지가 함께 빚어낸 시즌 첫 장타였다.

김하성은 이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한 번의 출루가 후속 타자의 장타와 연결되면서 팀의 리드를 크게 넓히는 점수로 바뀌었다. 8-0으로 앞선 8회에는 볼넷을 골라 이날 두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안타 하나에 그치지 않고 투수와의 승부에서 출루 경로를 추가했다는 점은 타격감 회복을 기다려온 팬들이 환호할 만한 대목이다.

첫 장타를 만든 것은 힘보다 판단과 질주

김하성의 2루타는 기록지에는 단순한 장타 하나로 남지만, 과정에는 그의 경기 방식이 선명하게 담겼다.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은 뒤 타구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자 지체 없이 2루를 노렸다. 온 힘을 다한 질주와 과감한 슬라이딩이 없었다면 평범한 단타에 머물 가능성이 있었던 장면이다. 타격 결과를 주루로 확장한 집중력이 시즌 첫 장타라는 결실로 돌아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선 두 타석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0-0이던 3회초 1사 1루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고, 5회초 무사 1루에서는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 실투성 슬라이더를 정확히 공략하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초반 타석의 아쉬움에 흔들리지 않고 같은 경기 안에서 타격 해답을 찾아냈다는 점도 반갑다. 야구에서는 한 경기 네 차례 안팎의 타석마다 상황과 공이 달라지는 만큼, 실패 뒤의 조정 능력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특히 김하성이 전날 3안타를 친 뒤 곧바로 장타와 볼넷을 보탰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한 경기의 몰아치기가 일시적인 결과인지, 지속 가능한 상승세의 출발인지는 다음 경기들이 말해주게 된다. 다만 이틀에 걸쳐 안타 생산, 장타 전환, 볼넷 출루가 차례로 나왔다는 것은 공격 방식이 한쪽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즌 타율 0.120이라는 낮은 수치 속에서도 반등을 기대하게 만드는 근거는 바로 최근 타석의 다양성과 연속성이다.

9번 타자의 출루가 만든 공격의 연결

김하성은 이날 9번 타자로 나섰지만 하위 타순에 머무르지 않고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7회 2루타로 득점권에 들어간 뒤 아쿠냐 주니어의 3점 홈런으로 홈을 밟았고, 8회에는 볼넷으로 다시 출루했다. 중심 타선 앞에서 주자를 쌓는 9번 타자의 출루는 상대 투수에게 새로운 부담을 준다. 김하성이 장타와 선구안을 함께 보여준 것은 개인 기록 회복뿐 아니라 타선 전체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분석된다.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아쿠냐 주니어는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7회 김하성을 홈으로 불러들인 3점 홈런은 그의 개인 통산 20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전날까지 199홈런과 224도루를 기록했던 그는 데뷔 904경기 만에 200홈런-200도루를 달성했다. 알폰소 소리아노가 세운 종전 최소 경기 기록 929경기보다 25경기 빠른 MLB 신기록이다.

김하성의 득점은 이 역사적인 홈런과 맞물려 더욱 선명한 장면이 됐다. 김하성이 주루로 만들어낸 2루타가 아쿠냐 주니어의 기록 달성 홈런과 연결되면서 개인의 반등과 동료의 대기록이 한 이닝 안에서 겹쳤다. 아쿠냐 주니어가 장타와 도루를 동시에 갖춘 공격력을 과시했다면, 김하성은 낮은 타순에서도 기회를 만들고 다음 타자에게 흐름을 넘기는 야구를 보여줬다. 서로 다른 방식의 공격 기여가 한 번의 큰 이닝으로 이어진 셈이다.

타율보다 중요한 반등의 방향

시즌 타율 0.120은 김하성에게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타율은 지나간 모든 타석의 결과가 누적된 수치인 만큼 최근의 변화를 즉시 온전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전날 3안타에 이어 이날 시즌 첫 장타와 볼넷을 기록한 흐름은 현재의 타격 상태를 읽는 별도의 단서다. 강한 타구만을 기다리지 않고 수비 위치와 타구 방향을 확인해 추가 진루를 선택한 플레이도 김하성이 반등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을 보여준다.

이번 경기에서 확인된 긍정적인 신호는 세 가지다. 가운데로 몰린 변화구를 놓치지 않았고, 타구가 느린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주루로 단타를 2루타로 바꿨으며, 다음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었다. 안타를 만드는 능력과 출루 판단, 주루 집중력이 동시에 드러난 것이다. 화려한 홈런은 아니었지만 경기의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아 결과를 키운 장면이라는 점에서 김하성다운 반등으로 평가된다.

같은 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한국인 선수 송성문은 신시내티 레즈와의 방문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고, 경기는 신시내티가 7-3으로 이겼다. 한국 야구 팬들의 시선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계속 향하는 가운데, 김하성은 이틀 연속 타격 결과를 내며 응원 열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시즌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더 많은 경기가 필요하지만, 3일의 2루타와 멀티 출루는 반전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 장면이다. 세계의 야구 팬들에게도 이번 경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낮은 타율에 멈추지 않고 타격·선구안·주루를 결합해 스스로 돌파구를 만든 한국인 내야수의 끈질긴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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