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20 혁신 장관회의서 AI 연구개발 정책 공유

한국, G20 혁신 장관회의서 AI 연구개발 정책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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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무대에 오른 한국의 AI 성장 전략

한국은 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 장관회의에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기술 연구개발 혁신 정책을 공유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해 연구개발부터 실증, 사업화, 시장 확산으로 이어지는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회의에는 G20 회원국 20개국과 초청국 폴란드 등 21개국의 장·차관급 수석대표와 고위급 인사가 자리했다.

올해 회의의 형식부터 AI 시대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G20은 그동안 연구혁신 장관회의와 디지털경제 장관회의를 따로 개최했지만, 의장국 미국은 두 회의를 ‘G20 혁신 장관회의’로 통합했다. AI 같은 신흥기술을 연구실이나 디지털 산업 내부의 의제로만 다루지 않고 실제 경제성장과 산업 혁신으로 연결하겠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기술 개발과 디지털 정책의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는 상황에서 연구, 제도, 산업을 함께 논의하는 구조로 전환한 셈이다.

한국이 이 자리에서 제시한 메시지도 기술 성능 자체보다 혁신이 작동하는 전체 체계에 초점을 맞췄다. 오전 회의의 주제는 ‘혁신 친화적 정책 체계’였다. 참석국들은 신흥기술 연구개발에서 출발해 실증과 사업화, 시장 확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의 촉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AI 경쟁력이 모델 하나나 특정 서비스의 성과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연구 결과가 산업과 시장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제도와 행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접근으로 분석된다.

기초연구에서 시장 확산까지 잇는 설계

배 부총리는 한국이 기초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개발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연구행정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자와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시간과 절차의 부담을 줄이고, 초기 연구가 후속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려는 정책 흐름을 국제사회에 설명한 것이다. 정책의 핵심은 지원 규모만 키우는 데 머물지 않고 연구 과제가 기획되고 집행되는 방식까지 혁신의 대상으로 삼는 데 있다.

도전적 연구개발 사례로는 시드(SEED) 프로젝트와 K-문샷 프로젝트가 제시됐다. 두 사업의 세부 목표나 규모는 이번 자료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G20 회의에서 이들 프로젝트를 소개했다는 사실은 한국이 안정적인 성과가 예상되는 연구뿐 아니라 높은 난도와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연구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와 신흥기술은 결과를 미리 확정하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실패 가능성을 포함한 연구를 어떤 제도와 인프라로 뒷받침하느냐가 국가 혁신 역량을 가르는 요소로 평가된다.

한국의 설명은 기초연구 투자, 행정 간소화, 도전적 프로젝트를 각각 분리된 정책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연구 기반을 넓히고 절차적 장벽을 낮춘 뒤 고난도 과제를 추진하는 연결 구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의 출발점과 산업적 활용 사이에 생길 수 있는 단절을 줄이려는 설계로 읽힌다. G20 회원국들이 공통으로 고민하는 것도 신흥기술을 얼마나 빨리 개발하느냐뿐 아니라 이를 경제와 산업의 지속적인 혁신으로 어떻게 전환하느냐는 문제다.

‘모두의 AI’와 범정부 전환 정책 공유

오후 회의에서 한국은 ‘모두의 AI 프로젝트’와 범부처 인공지능 전환 프로젝트의 추진 현황을 공유했다. 범부처 인공지능 전환은 AI 활용을 특정 기술 부처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정부 부처의 정책과 산업 영역으로 넓히는 접근을 뜻한다. 이와 함께 3대 메가프로젝트, AI 기본법, AI 윤리원칙도 소개했다. 연구개발 촉진책과 대규모 프로젝트뿐 아니라 법과 윤리의 틀까지 하나의 국가 전략 안에서 설명한 것이다.

이 같은 구성은 AI 혁신을 가속하면서도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하려는 한국의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신기술이 실험 단계에서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할수록 법적 기준과 윤리 원칙, 공공의 수용성도 중요한 기반이 된다. 한국이 G20에서 프로젝트와 법·윤리를 동시에 제시한 것은 기술 개발과 규범 형성을 서로 반대되는 과제로 보기보다 지속 가능한 확산을 위한 병행 조건으로 다루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공유된 정책이 곧 새로운 국제 협정이나 공동사업의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한국이 정책 경험과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G20 국가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각국의 장·차관급 대표가 신흥기술의 연구개발과 사업화, 시장 확산을 한 자리에서 논의했다는 점은 AI 정책의 중심이 개별 기업 경쟁을 넘어 국가 제도와 국제 협력의 설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의 대화, 한국형 AI 외교의 시험대

배 부총리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의장국 미국의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마이클 크라치오스 실장과 별도 면담도 진행했다. 양측은 AI를 포함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현안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합의나 계약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자회의에서 한국 정책을 설명하는 동시에 미국의 과학기술 정책 책임자와 양자 대화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AI 전략이 국내 산업 육성과 국제 협력을 함께 겨냥하고 있다는 흐름이 확인된다.

배 부총리는 과감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혁신을 뒷받침하는 제도와 인프라를 토대로 AI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경험을 G20 회원국과 적극적으로 공유해 과학기술 혁신이 세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힌 이번 발언은 한국이 AI 기술의 이용자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 경험을 제안하는 협력 주체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압축한다.

이번 G20 회의가 글로벌 독자에게 흥미로운 이유는 한국의 AI 경쟁 전략이 단순한 기술 개발 경쟁을 넘어 연구행정, 인재, 실증, 시장 확산, 법과 윤리, 국제 협력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제시됐기 때문이다. 실제 성과는 앞으로 각 정책이 연구 현장과 산업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자국의 혁신 경험을 국제 의제로 공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맡으려는 역할과 방향은 한층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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