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1조5천257억원, 영업이익 1천885억원을 올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냈다고 3일 공시했다.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에서 나온 공연 수익과 MD(굿즈상품) 판매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공연 매출 비중 47.6%와 굿즈 판매
3분기 공연 매출은 7천268억원이다. 분기 공연 매출로는 가장 많고, 이 분기 전체 매출의 47.6%를 차지한다. 방탄소년단은 7월 브뤼셀·런던·뮌헨·파리에서 공연했고, 8월부터 9월 초까지는 이스트러더퍼드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북미 7개 도시 스타디움 무대에 올랐다. 하이브는 회당 관객이 7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엔하이픈은 같은 분기에 미주 투어를 했고 르세라핌, 앤팀(&TEAM), 보이넥스트도어, 투어스(TWS), 아일릿, 캣츠아이, 코르티스도 투어를 이어 갔다. 캣츠아이는 유럽과 북미 27개 도시에서 31회 공연했으며, 내년 1월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11회 투어를 할 예정이다.
MD·라이선싱 매출 역시 분기 최대인 3천3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7% 늘었다. 방탄소년단 투어 MD 외에 캣츠아이·엔하이픈·세븐틴 등의 캐릭터 상품도 잘 팔렸다. 방탄소년단 북미 투어 기간 45일 동안 12개 도시에서 팬 100만명가량이 MD 판매장을 찾았고, 팔려 나간 상품은 200만개에 이르렀다. 이재상 대표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지 수요에 맞춰 100~150개 신규 품목을 지속 공급했다”며 “이번 3분기 북미에서 판매된 투어 MD 매출만으로 107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투어 초기에 매출이 집중돼 온 기존 MD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투어 기간 내내 지속적인 소비와 반복적인 구매가 이어지는 구조를 방탄소년단의 북미 2차 투어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굿즈의 기획·생산·유통 방식을 바꾼 결과이며, 이 방식은 다른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 투어에도 적용된다. 공연 매출과 MD·라이선싱 매출을 합하면 3분기 매출의 70%에 이른다.
음반·음원 쪽 매출은 2천828억원이다. 작년 3분기보다 49% 늘었지만, 방탄소년단 정규 5집 ‘아리랑’ 효과가 컸던 2분기(3268억원)와 비교하면 13% 줄었다. 신보 가운데 엔하이픈 미니 8집과 앤팀 국내 미니 2집이 판매를 이끌었고, 구보로는 코르티스 미니 2집 ‘GREENGREEN’이 보탬이 됐다. 음원은 방탄소년단과 캣츠아이의 스트리밍 성적이 좋았다.
전망치를 웃돈 영업이익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42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바뀌었다. 연합인포맥스 집계 시장 전망치 1천660억원보다 13.6% 많고, 흥국증권이 제시한 컨센서스 1645억원도 넘었다. 영업이익률은 12.4%였고,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0.3%, 매출은 5.2% 늘었다. 매출은 1년 전 7272억원의 두 배를 넘어 109.8% 증가했다.
이전 분기 최대 기록은 ‘아리랑’ 투어가 막을 올린 올해 2분기의 매출 1조4천500억원, 영업이익 1천709억원이었다. 하이브는 이 기록을 한 분기 만에 다시 갈아 치웠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6천740억원으로, 국내 가요 기획사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4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하이브는 이번 실적을 두고 “K팝 기업을 넘어 글로벌 톱 티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구조적 진화에 성공했음을 수치로 입증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앨범·투어 등 아티스트 활동에서 바로 생기는 매출에 MD·라이선싱 같은 수익성 높은 매출이 더해져 양과 질을 함께 챙겼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또 “지난 수년간 인프라 구축에 매진해 온 ‘멀티 홈, 멀티 장르’의 성과를 수치로 입증해냈다”고 했다.
순이익 113억원과 원가 구조
순이익은 113억원으로 흑자였지만 2분기(1098억원)보다 89.7% 적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6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 외 항목에서 1486억원 순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거액의 외화 현금과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3분기 환율이 내려가 외화 평가손실이 실적에 잡혔다고 밝혔다. 회사는 본업과 관련 없는 회계상 손실로 보고 있으나, 외화자산이 얼마인지와 평가손실의 정확한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2분기 대비 매출이 757억원 늘어난 사이 공연 제작비 등 매출원가는 741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은 16억원 많은 4630억원에 그쳤고, 매출총이익률은 31.8%에서 30.3%로 하락했다. 흥국증권은 공연 매출 비중이 커졌는데도 매출총이익률이 선방했고 판관비율도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인건비를 뺀 운반비와 기타 판관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는데, 북미·유럽 투어 초반의 운송 부담이 덜해졌고 북미에서 파는 MD를 현지에서 만들면서 물류비와 관세·부가세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인건비는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해 2분기처럼 높았으나 4분기에는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4분기 전망과 방탄소년단 향후 일정
흥국증권은 하이브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26만원을 유지했다. 다만 4분기에는 공연 매출이 줄고 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방탄소년단 남미 투어는 평균 티켓 판매단가(ATP)와 MD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아시아 공연은 순매출로 인식되며, 물류비와 관세·부가세 부담도 남아 있다는 이유다. 내년에는 상반기까지 잡힌 방탄소년단 투어가 외형 성장을 이끌 것으로 봤지만, 하반기 이후 방탄소년단의 추가 일정과 저연차 아티스트의 성장세를 변수로 들었다. 방탄소년단의 단체·솔로 음반과 후속 투어 가능성이 구체화하면 내년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누그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에 대해 하이브는 “내년 상반기까지 투어를 지속하며 전 세계 팬들을 만날 것”이라며 음악 작업과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재상 대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다양한 형태의 논의를 통해 ‘아리랑’ 월드투어 이후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월드투어 관련해서도 추가 콘서트 계획도 공개할 예정이다. 투어 후에 단체 및 솔로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을 포함해 전사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활동과 글로벌 모멘텀도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며 “하이브는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가능성을 열고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했고, “앞으로도 실적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은 얼마 전 브라질 상파울루 모룸비 스타디움 무대를 마지막으로 남미 투어를 끝냈다. 5개 도시에서 연 14회 공연은 전석 매진이었고, 관객은 모두 85만3000명이었다. 이달 대만 가오슝을 시작으로 12월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동남아 5개 도시에서 15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아리랑’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음악산업협회(FIMI)로부터 K-팝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은 실물 음반 판매량, 디지털 다운로드, 스트리밍 수치를 합쳐 5만 유닛 이상인 음반에 주어지며, 지난 4월 골드 인증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11월7일 자 빌보드 차트에서 ‘아리랑’은 ‘빌보드 200’ 57위에 올라 32주 연속 차트에 머물렀고, ‘톱 앨범 세일즈’에서는 2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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