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실적 3개월 연속 증가, 반도체·자동차 호조
관세청이 22일 발표한 ‘2025년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401억 달러(약 55조 8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수입은 382억 달러로 9.9% 늘었으며, 수출액이 수입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월 같은 기간의 365억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한국 수출이 7월부터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10대 주요 품목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0% 늘었고, 승용차는 14.9%, 선박은 46.1% 증가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3.3% 늘어난 반면, 석유제품 수출은 유일하게 4.5% 줄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向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 완성차와 선박 수주 물량 증가가 이번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박 수출은 46.1%라는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내며 10대 품목 중 가장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였는데, 이는 앞서 수주한 물량이 순차적으로 인도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는 중국(1.6%), 베트남(22.0%), 유럽연합(10.7%), 대만(22.9%), 홍콩(18.0%), 일본(8.9%), 인도(28.3%), 싱가포르(11.9%), 말레이시아(13.0%) 등 주요 교역국 대부분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미국向 수출도 총액 기준으로는 6.1%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1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지난 7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15%의 상호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한 한미 간 합의는 이번 집계 시점까지 아직 실제 적용되지 않은 상태였다.
조업일수 효과 감안해야…실질 개선세는 미지수
이번 통계에는 조업일수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 1~20일은 추석 연휴(14~18일)가 겹쳐 조업일수가 13.0일에 그쳤지만, 올해는 16.5일로 3.5일 더 많았다. 이 때문에 하루 평균 수출액은 24억 3000만 달러로 오히려 전년 동기의 27억 2000만 달러보다 10.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총액 기준 두 자릿수 증가율의 상당 부분이 조업일수 증가라는 달력상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곧바로 실질적인 수출 경기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수출은 지난 7월 60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했고, 8월에는 584억 달러로 1.3% 늘어난 데 이어 9월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석 달 연속 플러스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7월 통계에서도 반도체가 30.6%, 선박이 114.0% 늘어나는 등 이번 달과 비슷한 품목별 호조가 확인된 바 있다. 다만 같은 기간 미국向 수출은 고율 관세 부과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통상 환경 변화가 수출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품목이 수출 증가를 이끄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 서버 및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 등 프리미엄 제품의 수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의 고율 관세가 대미 수출에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남은 하반기 동안 관세 협상 이행 상황과 글로벌 경기 흐름, 환율 변동성 등이 수출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양국이 합의한 자동차 관세율 인하(25%→15%)가 실제로 적용되는 시점과 방식은 향후 자동차 수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업일수 효과를 걷어낸 실질적인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 관세 부담이 큰 대미 수출이 반등할 수 있을지는 9월 전체 실적이 최종 확정된 뒤에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3개월 연속 증가세가 4개월째로 이어질지도 이달 말 발표될 월간 확정치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