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위 당정서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 실거주 구분 없이 14억원 통일 요구

민주당, 고위 당정서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 실거주 구분 없이 14억원 통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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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8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실거주 여부를 가리지 않고 14억원으로 맞춰 달라고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기준을 지금의 12억원에서 실거주와 같은 14억원으로 올리자는 내용이다.

당정 시각차와 청와대 입장

청와대는 이 요구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이 정부와 청와대에 다양한 의견을 전해왔다”면서도 “종부세 및 실거주 관련 사안은 (회의) 주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비거주 공제를 올리자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실거주와 비거주에 대한 차등을 없애는 것은 청와대의 기조 자체를 바꾸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사실상 내비쳤다.

정부는 그 자리에서 답을 내놓지 않았고, 민주당 제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실거주자를 우대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당정 협의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번 제안은 청와대의 반대 기류가 일부 언론에 보도된 뒤에 나왔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청와대가 당의 요구를 일축했다는 보도에 대해 “당에서 강력히 요청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부동산 세제를 다룰 고위당정협의를 다시 여느냐는 질문에는 “추가 고위 당정협의(개최)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예산부수법안이 통과될 때 어떻게 포함될지 모르겠지만 당에서 다시 한번 강력히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말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하면서 당의 입장이 담기도록 정부와 계속 협의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가 기존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어 실제 세법 개정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정부가 재검토에 착수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요구가 나온 배경과 서울 민심

이번 회의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제12차 고위당정협의회다. 한성숙 국무총리, 김민석 민주당 대표,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고 최용철 소방청장도 자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국회 브리핑에서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4억 원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요구가 나온 경위를 두고 박 수석대변인은 “한정애 사무총장이 건의했고, (당 소속)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나온 얘기여서 제가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정애 사무총장이 거주와 비거주를 나누지 않고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4억원으로 맞췄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며 “당에서 정부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했다.

서울 지역구 의원들은 이에 앞서 따로 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지난 5일에는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과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을 논의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같은 날 BBS 라디오에서 “그동안 대체로 다수의 의견이 1주택자는 거주, 비거주 가리지 말고 14억원으로 공제 액수를 동일하게 맞추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로 정부와 여당을 향한 여론이 나빠지자, 세 부담을 덜어 이 문제를 풀어 보자는 것이 민주당의 취지다.

민주당은 2028년 총선을 의식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올해 예산부수법안과 부동산세법이 통과되면 내년에 주택 재산세, 토지 재산세, 종부세가 부과된다”며 “결국 서울 민심에서 가장 중요한 세금 문제를 정부 쪽도 면밀히 검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세금이 나오는 시점은 내년 7월 주택분 재산세, 9월 토지분 재산세, 12월 종부세 순서다. 그는 “내년 7월 주택 재산세, 9월 토지 재산세, 12월 종부세가 부과되면 바로 세금 고지서를 받게 된다”며 “2028년 총선과 직결되는 만큼 특히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민감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재산세, 종부세는 2028년 총선과 직결되는 만큼 국회의원들은 이 부분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28년 4월 총선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특히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 같은 경우는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당에서는 강력하게 다시 한번 말씀을 드렸다는 얘기드리는 겁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정부에 세제 개편에 따른 실제 세 부담 변화를 시뮬레이션하고 서울 지역 민심에 미칠 영향까지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세법 개정안의 조정 과정

정부는 처음 세제개편안을 짤 때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를 둘로 나눴다. 실거주는 14억원, 비거주는 9억원이었다. 세 부담이 커지면 여론이 돌아설 것을 걱정한 민주당 지도부가 조정을 요청했고, 비거주 공제는 12억원으로 완화됐다.

그렇게 정해진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됐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을 그대로 두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비거주 주택에도 14억원을 적용해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방 재정 2조원 투입 논의

이날 협의회의 핵심 의제는 소방 재정 확충이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열린 회의였고, 협의는 90분간 진행됐다. 민주당은 이른바 ‘소방 빨대’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으며, 이날 정부에 소방 분야 지원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김민석 대표는 “소방재정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라고 말했다.

당정은 긴급한 소방 필수 투자에 2조원 규모의 국비를 넣자는 데 뜻을 모으고, 내년도 예산안에 이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소방 예산의 상당 부분을 떠안고 있는 지방정부를 돕기 위한 것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소방 관련 긴급한 필수 투자에 대한 2조 원 수준의 재정 지원을 통해 지방정부의 소방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당은 소방 분야에 대한 필수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국가 지원 확대를 정부에 요청했다”며 “화재 진압 장비, 훈련 시설 및 소방 특화 의료체계 확충 등에 대한 필요한 예산도 내년 예산 심의 과정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했다.

재원으로는 올해 초과 세수로 만든 미래대응기금과 담뱃세 세수 일부를 쓰는 안이 제시됐고, 세부 내용은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한다. 담뱃세 가운데 지방교육세분(담뱃세 세수 전체의 약 9.8%)은 올해를 끝으로 일몰될 예정이다. 교육청에 지원되던 1조5000억원 규모의 이 예산은 지방세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지방주거복지세로 바뀔 예정인데, 이를 소방특별회계로 돌리자는 구상이 나왔다.

이 재원의 쓰임을 두고 당과 정부의 생각은 달랐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에서는 권칠승 정책위의장이 지방교육세분 전체를 소방 재정으로 사용하자고 했고, 정부 측에서는 분담하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주거 분야와 나눠 쓰는 방안을 내놨다. 그는 “당과 정부가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재원을 놓고 다른 의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며 “추후 재정분권 TF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당정은 ‘범정부 재정 분권 TF’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 TF에서는 소방재정 2조 원을 어떻게 조달할지, 지원을 얼마나 더 늘릴지, 국세를 지방세로 단계적으로 넘길지를 다룬다. 열악한 지방 재정을 보강하려고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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