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외부 해킹 공격을 받아 고객 3천800여명의 계좌번호와 임직원 3만5천255명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 회사는 지난 4일과 5일 하루 간격으로 공격이 있었다고 7일 밝혔다.
공격 대상과 유출 규모
공격은 모바일웹 휴대폰 인증 로그인 서비스와 사내 그룹웨어(mi-global)를 노렸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정상 권한이 없는 외부에서 자료를 열람한 사례다.
고객 쪽에서는 미래에셋증권에 계좌를 둔 3천800여명의 계좌번호가 새어 나갔다. 회사는 예금주명 등 그 밖의 민감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임직원 쪽 피해자는 퇴직자와 외주직원까지 합쳐 3만5천255명이다. 빠져나간 항목은 대부분 성명과 사번이고, 일부 인원은 이메일주소·휴대폰번호·암호화된 비밀번호도 포함됐다.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외국인등록번호 같은 고유식별정보와 민감정보는 유출 항목에 없었다. 고객과 임직원을 더하면 피해 인원은 3만9천여명이다.
회사의 대응과 피해 상황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외부 IP의 비정상적인 접근 정황을 확인한 즉시 관련 접근 경로를 차단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으며, 관련 법령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 정상 권한 없이 자료를 열람한 사례로, 악성코드 감염이나 서비스 중단은 없었다”면서 “현재까지 확인된바 금전적 피해는 없으며, 회사 홈페이지를 포함한 주요 시스템과 서비스는 영향 없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는 공동 명의 공지에서 “고객님의 소중한 개인(신용)정보를 지켜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고 원인과 유출 경위를 면밀히 파악하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피해 주의와 상담 창구
회사는 유출된 정보가 피싱·스미싱 같은 2차 피해에 쓰일 수 있다며 고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예금주명 등 다른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으나 고객님께서는 미래에셋증권을 사칭하는 전화·문자·이메일에 각별히 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피해 고객을 위한 임시 상담창구는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렸다.
당국 신고와 점검 검토
미래에셋증권은 침해사고 사실을 전날 밤 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사안이 얼마나 무거운지와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따져 다음 주 점검반을 보낼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검에서 그룹 안 잇단 침해사고와 관련한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검사로 바뀌고, 나중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사고가 난 회사가 앞서 배포된 유의사항과 자체 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특히 대형 금융사에 대해서는 은행권처럼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미래에셋그룹과 금융권의 잇단 해킹
이번 사고로 미래에셋그룹에서 사이버 공격을 받은 계열사는 4곳이 됐다. 지난달 26일 미래에셋생명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새어 나갔고, 현장점검 결과 피해자는 약 6천800명 수준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에서 외부 침투 시도가 확인됐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AI 에이전트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미래에셋을 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신증권과 한양증권에서도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사고가 있었다. 금융권을 겨냥한 해킹과 대책 발표가 이어지는데도 최대 증권사까지 피해를 보면서 추가 공격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이달 3일까지 금융회사 37곳에서 침해사고 40건이 보고됐고, 유출된 개인정보는 47만여 건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