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경위,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 놓고 여야 이견

국회 재경위,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 놓고 여야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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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여야 의견이 엇갈렸다.

가상자산 과세 시행 여부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이 개정에 따라 가상자산으로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연간 이익에서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뺀 금액에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최초 시행 예정 시점은 2022년이었지만 과세체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유보됐다.

정부는 일단 내년 1월 시행에 맞춰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업계에서는 인프라 준비가 덜 됐다며 시기상조라고 보는 입장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한쪽은 유예가 거듭되면서 정책 일관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빠른 시행을 촉구했고, 다른 쪽은 법·제도가 미비하니 한 차례 더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은 이미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고 있고 현재 48개국이 과세를 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에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고 유예할 때마다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또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해서 본회의장에서 의결한 법률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면서 유예하거나 폐지하는 건 대한민국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라며 “이미 확정된 법을 흔들면 무엇을 믿고 국가를 운영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과세 시점과 관련해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제정 단계에 있어 이를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또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권리와 이용자 보호 문제 등의 체계가 모두 갖춰지고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점에 과세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견해들도 있다”고 전했다.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를 준비한 지 6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질책받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은 준비가 됐다고 하고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준비가 안 됐다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동안 소통을 어떻게 한 것이냐”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과세 인프라가 여전히 미비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유예에 찬성했고, 과세 유예를 당론으로 정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조세 형평성이 붕괴되고 있다”며 “국내 거래소는 우리가 과세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는 우리에게 거래명세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법정 과세 기준이나 과세 인프라가 아직도 미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상자산사업자들이 국세청 고시에 따라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최소한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 무슨 준비가 된 것이냐”고 말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번 국감에서도 여러 지적을 받아서아서 전문가나 업계 의견을 더 들어 보고 판단해 보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 의견과 국회의 의견이 있기 때문에 그걸 다 모아서 최대한 숙고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내 유예 움직임과 올해 안 결론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여당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4번째 유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 의원 13명은 지난 16일 과세 시점을 2029년 이후로 미루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냈다. 민주당이 과세 유예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코인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청년층 여론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세대의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20%대에 그쳤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2일 당 유튜브 민주당TV에서 “과거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때도 대통령께서 대표 시절에 논쟁을 굉장히 오래 해서 결국 유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환경이 괜찮은가, 특히 청년층의 목소리가 어떤가, 과세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졌는가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과세 유예를 포함한 원점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형일 부총리에게 “최종 점검을 하고 결론 내자”고 제안했다. 결론 시점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정리를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금투세 유예가 결정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과세하면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 A의원은 “올해는 유예하고 추후 필요한 때 주식과 가상자산 과세를 동일하게 논의해보자는 의견이 당내에 더 많다”고 말했다. 또 “유예하더라도 (유예 기한 만료) 이후에는 과세한다는 확정적인 의사표시로 보기는 어렵다”며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현 상황과 국민 요구 사항을 고려해 유예를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범여권 일각에서는 유예를 “불평등 해소 유예”라고 비판하며 여당이 조세 정책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과세를 유예하더라도 지지율 반등에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과 부동산 대책 공방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쟁점이 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진정한 ‘재정 빨대’는 소방 예산이 아니라 미래대응기금”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출 사업의 94%가 다년도 사업인데 162조원을 모은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다 털어 쓰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재경부가 관련 법안 일부 내용에 반대했지만 기획예산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정치인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이형일 부총리가 완패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기금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호황이 언젠가 꺼진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미래 세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넘겨주기 위해 기금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도 마찬가지로 이익이 많이 날 때 그것을 빚 갚는 데 다 쓰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투자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추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토지거래허가제와 임대사업자 규제,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세제 정책 등 이 세 가지가 결국 전월세 시장의 매물을 없애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월세 시장이 무너지니까 무주택 서민의 주거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가 비상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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