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매각까지 검토하는 파라마운트
12일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둘러싼 반독점 소송을 해소하기 위해 워너 산하 뉴스 채널 CNN을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포함한 미국 12개 주가 두 회사의 결합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CNN의 소유권을 분리하는 구상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매각 검토는 분쟁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일 뿐, 거래 상대나 조건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파라마운트의 마칸 델라힘 최고법무책임자는 지난 11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주최한 ‘캘리포니아 어젠다’ 회의에서 “CNN 매각 등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고법무책임자가 공개 석상에서 특정 자산의 처분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은 파라마운트가 12개 주의 반독점 문제 제기를 합병의 실질적인 장애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발언의 초점이 매각 결정이 아니라 가능한 해법의 전면적 검토에 놓여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CNN 자체의 경영 문제보다 파라마운트와 워너의 결합이 영화·텔레비전 시장의 경쟁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있다. 12개 주는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거대한 미디어 사업자가 탄생해 가격이 오르고 경쟁이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파라마운트가 CNN 분리 가능성을 꺼낸 것은 합병 전체를 포기하기보다 규제 당국과 주 정부가 우려하는 결합 범위를 조정해 거래의 핵심을 지키려는 대응으로 분석된다.
마지막 난관으로 남은 12개 주의 소송
파라마운트의 워너 인수는 이미 미국과 중국, 영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로이터는 이번 주 정부 소송이 합병을 가로막는 마지막 난관으로 남았다고 짚었다. 여러 국가의 심사를 통과했더라도 미국 내 12개 주가 별도의 법적 절차를 통해 결합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문제 삼으면서, 대형 미디어 거래가 단일 승인만으로 종결되지 않는 복합적인 규제 사안임이 드러났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영화와 텔레비전 산업에서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두 주를 포함한 12개 주가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은 소송의 쟁점이 특정 채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콘텐츠 제작과 배급, 시청자에게 제시되는 가격, 시장 내 경쟁 강도까지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 소송을 제기한 주들이 내세운 논리는 규모 확대 자체가 아니라, 확대된 규모가 소비자와 경쟁 사업자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따져야 한다는 데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CNN을 분리하는 방안이 실제로 소송을 끝낼 수 있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주 정부가 우려하는 대상이 CNN의 소유권 집중인지, 영화와 텔레비전 사업 전반의 결합인지에 따라 요구되는 해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라마운트의 발언은 협상 여지를 넓히는 신호로 읽히지만, CNN 매각만으로 12개 주가 제기한 가격 상승과 경쟁 악화 우려가 모두 해소된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뉴스 채널이 합병 협상의 카드가 된 이유
CNN이 거론됐다는 사실은 대형 기업결합 과정에서 개별 자산의 소유권이 규제 문제를 풀기 위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파라마운트는 워너 전체를 인수하려는 구도를 유지하면서도, 법적 분쟁을 줄이는 데 필요하다면 워너 산하의 특정 사업을 떼어내는 방안까지 열어두고 있다. 이는 합병의 경제적 범위와 규제 당국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사이에서 새로운 경계를 찾으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CNN은 단순한 영화나 오락 콘텐츠 자산과 달리 정치·사회 의제를 지속해서 다루는 뉴스 채널이다. 따라서 소유권 변경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기업결합의 성패를 넘어 뉴스 사업의 독립적 운영과 시장 내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사실은 파라마운트가 매각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며, CNN의 향후 소유 구조나 운영 방향에 관한 구체적인 결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델라힘 최고법무책임자의 발언 장소가 폴리티코 주최 회의였다는 점도 주목된다. 파라마운트는 법정 밖의 공개 행사에서 선택지를 밝힘으로써 소송 당사자인 주 정부와 시장에 문제 해결 의지를 동시에 전달했다. 모든 방안을 검토한다는 표현은 협상 범위를 넓히지만, 어느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에 관한 의무를 즉시 확정하지는 않는다. 이 발언은 확정된 매각 발표라기보다 합병을 지키기 위한 협상 메시지에 가깝다.
합병 성사보다 중요한 경쟁 구조의 재설계
앞으로의 관건은 파라마운트가 12개 주의 소송을 끝낼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느냐에 있다. CNN 매각이 실제 절차로 이어진다면 인수 범위를 줄이는 구조조정이 될 수 있지만, 검토 단계에서 멈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자산 처분 없이 소송을 계속한다면 이미 미국·중국·영국 당국의 승인을 확보한 거래가 미국 주 정부와의 법적 다툼 때문에 지연되는 구도가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분쟁은 글로벌 미디어 산업에서 규모 확대와 경쟁 유지가 충돌하는 지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파라마운트에는 워너 인수의 전략적 가치를 보존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12개 주에는 영화·텔레비전 시장에서 가격과 경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핵심이다. CNN 매각 검토는 이 두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절충안을 찾는 과정이지만, 어느 쪽의 우려를 얼마나 해소할지는 구체적인 조건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세계 독자에게 이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한 기업의 인수 결과가 아니라, 국경을 넘는 거대 미디어 결합이 여러 국가의 승인 이후에도 지역 정부의 반독점 소송과 자산 분리 요구에 의해 다시 설계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CNN의 매각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현재, 가장 분명한 사실은 파라마운트가 합병을 완수하기 위해 핵심 뉴스 자산의 처분 가능성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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