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28일(현지시간) 월드랩스를 82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하는 전액 주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AMD 두 번째로 큰 인수
인수 절차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6년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AMD가 2022년 팹리스 기업 자일링스를 500억달러(약 68조원)에 인수한 데 이어 회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다.
월드랩스는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을 활용해 상호작용할 수 있는 3차원 환경을 생성하고 재구성하는 ‘월드 모델’을 개발한다. 이 기술은 현실을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하며 로봇 학습과 과학 연구, 설계, 공장 장비 등 물리적 세계와 연결된 인공지능에 활용된다.
대표 기술인 ‘마블’은 몇 개의 이미지 같은 입력 정보로 3차원 장면을 만들고 시뮬레이션한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실제 환경에 투입되기 전 물리 법칙을 반영한 가상 환경에서 학습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
페이페이 리, AMD 최고 과학자로 합류
월드랩스 창업자 페이페이 리는 인수가 완료되면 AMD 수석부사장 겸 최고 과학자로 합류해 리사 수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보고한다. 스탠퍼드대학교 컴퓨터과학 교수인 리는 대규모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이미지넷’을 구축한 컴퓨터 비전 연구자다.
리사 수 CEO는 “처음부터 끝까지 더 많이 이해할수록 더 나은 AI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며 “페이페이가 구축한 세계적 수준의 인재와 AMD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역량을 결합하기 위해 월드랩스를 인수한다”고 말했다.
페이페이 리는 “차세대 AI 기술을 발전시키려면 모델 연구와 시스템, 컴퓨팅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AMD에서 연구 속도를 높이고 차세대 AI 인프라를 정의할 자원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델 연구와 반도체 개발 결합
2024년 설립된 월드랩스는 현재 직원 70여명을 두고 있다. 올해 초 AMD와 엔비디아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를 조달했다. 기존 투자자인 AMD와는 지난해부터 AMD 칩을 이용한 모델 훈련과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진행했다.
AMD는 월드랩스의 연구를 활용해 앞으로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필요한 기능을 파악하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시스템 기술 로드맵을 설계할 계획이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AI 모델 생태계도 넓힌다. 수 CEO는 “개방형 모델과 독점 모델을 모두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앞서 있는 엔비디아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30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하는 등 AI 모델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으며, 자체 월드 모델 ‘코스모스 3’도 보유하고 있다. AI 모델 개발업체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는 흐름도 AMD와 엔비디아가 모델·소프트웨어 영역으로 확장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