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혹 탄 브로드컴 CEO를 하루 동안 잇달아 만났다. 미국·남미·독일 5개국 순방의 첫 일정이었다.
이날 회동에서 가장 큰 숫자를 꺼낸 쪽은 엔비디아였다. 황 CEO는 SK그룹과 맺을 사업 파트너십을 소개하며 “그 규모는 5000억 달러(약 731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펼쳐 보인 한국 협력 지도
황 CEO가 언급한 협력은 반도체 한 분야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SK하이닉스, 삼성, 엔비디아는 칩 디자인과 메모리 디자인에 대한 파트너십을 진행한다”며 “(엔비디아는) 네이버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단행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는 자율주행 제네시스 차량과 로보틱스를 공동 개발하고, LG와는 발전 시스템과 공장·가정용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이버를 두고는 한국의 선도적인 클라우드 회사라고 표현했다.
연구 거점도 한국으로 옮겨온다. 황 CEO는 “저희는 한국에서 AI 프론티어랩을 시작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AI 연구원들이 캘리포니아에서 한국으로 이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와 협력해 한국을 위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그는 이 모든 협력을 두고 “AI 네이티브 국가라는 대통령님의 비전과 모두 일치하는 파트너십”이라고 규정했다.
황금시대라는 표현이 오간 자리
황 CEO는 “대통령님 리더십하에 한국은 지난 1년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이룩해왔다. 진정 대한민국의 황금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 시작이다. 대한민국은 인공지능의 현실화에 관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돼 있다”고 답했다.
면담은 가벼운 대화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있었던 이른바 깐부 회동을 거론하며 “함께 하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하자, 황 CEO는 “지난달 서울을 방문했는데, 프라이드 치킨부터 삼겹살까지, 대한민국에서 느낀 에너지는 실로 놀라웠다”고 화답했다.
황 CEO는 국가 차원의 AI 역량도 강조했다. 그는 “AI는 수입할 수 있지만 국가의 지능은 외주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트먼이 꺼낸 분배 방식
올트먼 CEO와의 자리에서는 AI가 만들어낼 부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화제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분배 방식에 관한 견해를 묻자, 올트먼 CEO는 단순한 현금 지원보다 기업의 성과를 국민이 함께 나누는 지분 기반 모델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견해를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한국 정부가 AI에서 보여주는 노력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고,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기기를 한국에서 시험하는 방안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앤트로픽·브로드컴과 오간 이야기
아모데이 CEO와의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인공지능 분야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할 생각이기 때문에, 앤트로픽의 각별한 관심과 투자, 기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앤트로픽의 아시아 AI 인프라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모데이 CEO는 “한국의 메모리 제조업체들도 앤트로픽에 투자를 많이 해줬다”며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 보안·사이버 산업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게 됐다는 사실도 이 자리에서 공개됐다.
혹 탄 CEO는 한국이 대기업 중심 사회인데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창업이 활발한 점이 인상적이라며 소버린 AI 사업에 관심을 나타냈다. AI 인프라 수요가 최소 2029년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남은 과제는 집행 일정
하루에 오간 협력 분야는 메모리와 칩 설계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AI 안전까지 걸쳐 있다. 다만 발표된 파트너십의 계약 체결 시점과 단계별 집행 일정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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