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압록강대교 건너 1년 1개월 만의 중국 방문

김정은, 신압록강대교 건너 1년 1개월 만의 중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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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신압록강대교를 넘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들어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루 만에 중국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귀국은 오늘이 거의 확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단둥까지 이동 경로와 방중 이력

정부 당국자 설명으로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평양에서 출발해 신의주를 거쳤고, 새로 개통된 신압록강대교로 국경을 건너 단둥에 도착했다. 정부는 정보 자산을 활용해 이 이동 경로를 미리 추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시 교통 통제 등을 근거로 방중 정황도 어느 정도 앞서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어제부터 특이 동향이 있어서 추적 중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행은 이번이 6번째다. 작년 9월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뒤 13개월 만이다. 4차와 5차 사이에는 6년 8개월의 공백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간격이 크게 줄었다. 사전에 알려지거나 뚜렷한 조짐이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일 귀국 관측의 근거

윤 의원은 26일 시작하는 중국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20기 5중전회)를 짧은 일정의 이유로 들었다. 그는 “중국의 ‘5중 전회’가 있는 데다 대교 개통 이벤트의 경우 오래 있을 이유가 없다”며 “이번 방문은 매우 짧은 방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6~2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가정보원도 같은 판단을 내놨다. 국회 보고에서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24일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당일치기를 유력하게 봤다.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라는 중요한 일정을 이틀 앞두고 있어 중국에 오래 체류할 까닭이 없다는 분석이다. 국정원은 23일에 이미 국회 정보위를 찾아가 정보위원장과 여야 정보위원 여럿에게 김 위원장이 24일 중국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윤 의원은 “어제 국가정보원이 국회를 찾아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있다, 또, 당일치기일 것 같다는 보고를 했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미 단둥에서 출발했다.

회동 상대, 리창에서 왕후닝으로 정정

윤 의원은 처음에 별도 언론 공지로 “김 위원장이 중국 국무원 리창 총리를 만난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고 알렸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리창 총리를 비롯해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에 참석했던 중국 측 관계자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중국에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한 데 이것은 좀 지켜봐야 한다”고도 했다. 시 주석과는 따로 만나는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 의원은 이날 밤늦게 다시 언론 공지를 내 “계획이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며 “리창 총리를 만난 것이 아니라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당초 중국 측 상대는 서열 2위인 리 총리였지만, 서열 4위인 왕 주석으로 바뀌었다는 국정원 추가 보고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방중 목적 둘러싼 해석

방중 목적과 관련해 윤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과 함께 신압록강대교 개통 등 조·중 관계에서 이벤트라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추정된다”고 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 부르며 매년 10월 25일을 기념일로 지키는데, 윤 의원은 이날을 겨냥한 방문일 수도 있다고 봤다. 이번 방중은 중국군 참전 76주년 행사 전날에 이뤄졌다. 신압록강대교 시찰과 중국 지도부 인사와의 회담으로 경제협력을 넓히는 데 무게를 둔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성격이냐는 물음에 윤 의원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은 두 번 중국을 갔다 왔다”고 답했다.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김대중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중국과 소통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래서 그렇게 유추해볼 수 있는데, 꼭 그 그렇다고 보긴 힘들 수도 있다”며 단정은 피했다.

야당 쪽 해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은 “김 위원장의 방중은 자신을 둘러싼 사망설을 반박하는 의미,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중국 측 의사를 타진하는 수순의 하나라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 달 중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점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PEC 기간에 김 위원장을 만날 수도 있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 그런데 19일에는 관련 질문에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청와대의 신중한 기류

청와대는 24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중 양측에서 공식 발표가 없는 현 단계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중 양측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서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김 위원장의 의도를 따져 보는 중이다.

섣불리 의미를 키워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 주석과의 직접 회동은 확인된 바 없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김여정 노동당 부장 이름으로 남측을 향한 강경한 메시지를 여러 차례 냈다. 김여정 등에게서는 “한국과는 볼 일 없다”는 말이 거듭 나왔다. 이 때문에 북중이 가까워져 북미대화로 이어지더라도,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정부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한동안 추가 징후를 살피며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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